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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정계의 핵심, 푸틴의 친구들(cronies)… ‘회색 추기경’ 글라즈예프, 행정 달인 마트비옌코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회색 추기경’ 글라즈예프, ‘오바마 동무’ 비웃은 로고진… 막 나가는 푸틴의 친구들(cronies)’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안을 발동하면서 드러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의 면면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정부가 러시아 주요 인사의 자산동결 및 여행 제한을 위해 공개한 특별제재대상(SDN) 명단에 가장 첫번째로 올라 있는 인물은 크렘린의 ‘회색 추기경’ 블라디슬라프 수르코프(49) 전 러시아 부총리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수르코프가 푸틴 대통령의 가장 영향력 있는 보좌관 중 하나다. 

블라디슬라프 수르코프 러시아 대외경제담당 부총리.[사진=위키피디아]

푸틴 시대 가장 걸출한 정치적 감각을 가진 이로, 러시아의 잘 짜인 정치 제도를 설계하는데 큰 도움을 준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정계에 입문한 것은 1999년으로, 대통령실 부수석으로 푸틴의 집권 1, 2기를 함께 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대통령을 하던 시절에도 크렘린 궁에 머무르며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지난해 잠시 정계를 떠났지만, 푸틴 집권 3기 또다시 ‘차르’의 부름을 받고 자문역을 맡고 있다.

러시아 TV방송사인 ORT에서 일한 경력도 있는 그는 친정부 언론인이자 석유 재벌인 미카일 프리드먼과 친구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재계와 언론에도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이다.

세르게이 글라즈예프 경제고문. [사진=위키피디아]

그는 크림반도 병합 결정이 있기 며칠 전 수도 심페로폴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세르게이 글라즈예프(53)는 푸틴의 집권 3기 ‘이너 써클’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글라즈예프는 원래 우크라이나 태생으로,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관련 경제 자문을 했었다고 FT는 전했다.

모스크바주립대에서 경제학 석ㆍ박사 학위를 취득한 경제전문가로, 옛 소련이 붕괴된 이후 학교를 떠나 1991년부터 해외경제관계부 제 1차관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 5월 러시아 6대 대통령에 재 취임한 푸틴이 야심차게 추진하기 시작한 유라시아연합과 관련, 대통령 고문으로 푸틴을 도왔고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로도 거론됐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 [사진=위키피디아]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는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반정부 시위 진압에 공권력을 투입하라 재차 요청했고, 미국의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2000만달러 자금지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FT는 보도했다.

이번 크림반도 사태에 대한 경제 제재 ‘블랙리스트’에 오른 러시아 현직 정부 관료 중 가장 높은 직책에 있는 인물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오바마 동무’라며 꾸짖었던 드미트리 로고진(50) 부총리다. 로고진 부총리는 방위산업과 외교분야 전문가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4년 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러시아 대사로 근무했다. 이후 2011년 모스크바로 돌아와 방위산업 관련 부총리로 임명됐다. 그는 소련 과학자 집안 출신으로 1993년 러시아공동체회의당에 들어가 정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연방의회 상원의장. [사진=위키피디아]

서방의 크림반도 개입에 대해선 나토에 쓴소리를 일삼았던 그는 서방의 제재 결정이 내려지자 자신의 트위터에는 “오바마 동무, 이들(리스트에 오른 이들)이 해외 자산이 없다면 어쩔거냐? 아니면 이것을 생각 못한 것이냐:)?”며 조소했다.

리스트에 오른 발렌티나 마트비옌코(64) 연방의회 의장은 러시아 최고 정치 엘리트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마트비옌코는 8년(2003~2011년)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지사를 지낸 행정 전문가다.

모스크바로 와서는 하원의장을 지냈으며 푸틴의 러시아군 우크라이나 파병을 승인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가 정치 경력을 쌓는 동안 아들 세르게이는 뛰어난 사업 수완으로 이름을 알렸다고 FT는 전했다.

함께 명단에 오른 안드레이 클리샤스(41) 상원의원 역시 지난 1일 우크라이나 파병에 표를 던진 인물이다. 그는 이번 제재안에 대한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겐 전혀 비극이 아니다”며 “이런 사람들 사이에서 나를 찾을 수 있어 정말 기뻤다”고 까지 말하기도 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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