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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드 인플레’ 의습격…글로벌 아침식탁 ‘비명’
커피 · 버터 · 우유 · 베이컨 등
올들어 8개품목 25% 급등

우크라사태 · 엘니뇨 직격탄
전문 투기꾼도 상승세 부채질


세계인의 아침 식탁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침식사 단골 메뉴인 주요 식품 가격이 올들어 평균 25% 급등했기 때문이다.

자연재해와 질병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사태 같은 정정 불안에 따른 투기로 식량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푸드 인플레이션’(식품가격상승)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자료를 토대로 “커피, 오렌지주스, 밀, 설탕, 우유, 버터, 코코아, 돼지고기 등 주요 식재료 8개 품목의 평균가격이 올해 25% 올랐다”면서 “푸드 인플레에 대한 소비자들의 공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식탁에 단골로 오르는 주요 먹거리들은 최근 가격이 급등했다.

식품별로는 최고급 커피 원두인 아라비카가 올들어 70% 넘게 가격이 치솟았다. 주산지인 브라질에서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며 작황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이상 기후는 설탕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들어 설탕 값은 6% 올랐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베이컨의 재료가 되는 삼겹살 부위 가격도 올들어 42% 가량 뛰었다. 미국에서 어린 돼지만 감염되는 유행성 설사 바이러스가 돌면서 공급량이 급감한 탓이다.

밀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겨울 이상 폭설ㆍ한파가 덮친 미국에서 밀 농사가 차질을 빚은 데 이어, 세계 6대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며 수급불균형을 촉발시켰다. 크림자치공화국의 독립 선포로 흑해를 통한 밀 출하량이 곤두박질할 수 있다는 우려로 국제 밀 가격은 올들어 12% 이상 뛰어올랐다.


고삐 풀린 유제품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국에서 수요가 급증해 우유와 버터 가격을 각각 올해 21%, 18% 올려놨다.

압돌레자 아바시안 유엔 FAO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우리가 아침에 먹는 모든 것이 비싸졌다”면서 “예상치 못한 빠른 속도로 주요 식품 가격이 뛰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식품 시장에 투기세력이 뛰어들고 있는 것도 푸드 인플레를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원유나 구리 등 산업용 원자재 시장이 부진한 것과 달리, 식품 시장이 상대적 강세를 보이자 헤지펀드 등 전문 투기꾼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코나 헤이크 맥쿼리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식품 시장에 대한 롱(매수) 포지션은 4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엘니뇨’ 같은 이상기후로 인해 세계적으로 주요 식품 작황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FT는 “엘니뇨가 발생하면 지구 한편에선 극심한 가뭄이 일어나는 반면, 다른 곳에선 폭우가 이어질 수 있다”며 “인도와 동남아, 호주 등지에서 가뭄으로 밀 가격이 상승하고, 서아프리카에선 코코아값이 뛸 것”으로 내다봤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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