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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여성구청장의 힘!
30년간 방치된 무허가판자촌
3년만에 184가구 정비 성공


한국 최고 ‘부자동네’이며 한국무역협회, 코엑스를 중심으로 국제비즈니스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경제중심도시 강남구. 2년 전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인해 전 세계에서 10억명 이상이 찾고 싶어하는 관광도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강남에는 구룡마을, 재건마을, 수정마을, 달터마을, 영동5교 등 집단무허가 판자촌이 수십년간 유지되고 있다. 지난 2월 14일 현재 1494가구 3061명이 30년도 더 된 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에 거주하고 있다.

대부분 1980년대 초중반 각종 개발사업으로 서울 시내 무허가 판자촌과 빈민지역이 철거되면서 이들이 밀려와 형성된 것으로 30년이 넘도록 방치되고 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2010년 7월 1일 취임과 동시에 불법건축물 거주자들의 생활편의와 안전을 위해 대대적 정비를 선언했다.

TF팀을 구성하고 구룡마을, 재건마을, 수정마을, 달터마을 등 4곳의 집단 무허가 판자촌은 물론 넝마공동체가 자리잡고 있는 영동5교와 달터공원, 대모산 등의 몇몇 비닐하우스까지 찾아내 주민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이해를 구했다. 

신연희(오른쪽 두 번째) 강남구청장이 지난 2011년 6월 포이동 재건마을을 찾아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재건마을은 재건대(일명 넝마)들이 모여 생긴 판자촌으로 76가구 164명이 살고 있다. 지난 2011년 6월 이곳에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하자 강남구는 주민들을 설득해 이들 중 7가구는 임대주택, 8가구는 타 지역으로 이주토록 해 총 15가구와 총 13개 불법사업장을 정비했다.

구는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이곳에 도서관을 유치, 오는 2016년 12월 완공되면 이곳은 새명소로 탈바꿈하게 된다. 취약한 환경에서 거주하던 주민들은 세곡지구 임대아파트 등으로 이주할 예정이다.

수정마을은 68가구 130명이 거주하는 무허가 판자촌으로 이곳 주민들은 개발 이전부터 살던 사람과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파산한 사람들이 유입되어 현재의 마을로 형성됐다.

강남구는 LH공사의 협조로 수정마을 주민들을 세곡동에 국민임대주택 및 영구임대주택에 입주할수 있게 했다. 현재 11가구가 입주했으며 1가구도 올 상반기 중에 입주 예정이다

256가구 656명이 거주하는 판자촌 달터마을도 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거주자를 파악해 적극 설득에 나서 무허가 건물 1동을 정비하고 거주 세대를 이주시키는 데 성공했다. 또 지난 2월 3일 영동4교 남단의 무허가 1동도 자진철거 방식으로 정비를 마쳤다.

영동5교 다리 아래에도 컨테이너 형태로 16가구 17명이 살고 있었다.

구는 민원이 많던 이곳을 정비하기 위해 대집행 계고장을 보내 자진 철거토록 행정지도에 나섰다. 그러나 집단시위를 벌이며 강력하게 저항했다. 신연희 구청장은 ‘법대로’ 단호히 대응해 2012년 11월 총 16가구의 무허가 가구 정비를 마쳤다.

최대 문제지역인 구룡마을은 재개발을 추진, 지난 2011년 4월 서울시로부터 100% 수용ㆍ사용 방식의 ‘구룡마을 공영개발’ 발표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이후 서울시가 일부환지방식을 도입하면서 현재 서울시와 강남구가 갈등을 빚으며 현재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다.

불법 무허가 건물, 70~80년대 급격히 진행됐던 개발 지상주의가 만들어낸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이다. 도시 곳곳에 수십년간 사실상 방치돼온 ‘뜨거운 감자’ 불법 무허가 건물을 남성 구청장도 아닌 자그마한 체구의 여성구청장이 3년 만에 184가구나 정비하고 개발 계획까지 이끌냈다. 신연희 구청장의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진용 기자/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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