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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방 속 옷걸이 하나에… 軍, 警, 국정원까지 출동
[헤럴드생생뉴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발견된 폭발물 의심 물체는 옷가지와 옷걸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과 군(軍), 국가정보원까지 나서 조사팀을 꾸려 소동을 빚은 사건의 결말은 싱거웠지만, 테러 노이로제에 걸린 한국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17일 오후 2시께 서울 강남구 강남구청역 승강장 의자 옆에 놓인 정체불명의 검은색 캐리어 가방이 폭발물로 보인다는 시민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즉시 현장으로 출동한 서울경찰청 경찰특공대의 폭발물처리반은 X-레이 촬영장비를 통해 폭발물의 정체를 확인했다. 모니터를 통해 비춰지는 가방 안에는 철사 모양의 물체와 전자기기로 보이는 내용물이 들어있었다.

경찰과 수도방위사령부, 국정원으로 구성된 합동정보조사팀은 급히 현장에서 회의를 열었다. 가방 안에 뇌관 한 발과 전자식 센서 회로로 보이는 물질이 있어 가방에 폭발물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조사팀은 강한 물줄기를 쏘는 물사출 분쇄기를 동원해 가방 해체 작업에 들어갔다.

이미 분당선 열차들은 역에서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던 상황. 오후 3시 54분에 이르러서는 안전을 위해 강남구청역 분당선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4시 5분에는 7호선 운행도 완전히 끊겼다. 강남구청역 지하 1~3층에 있던 시민과 역무원 등도 전원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폭발물 발견 보고는 이미 안전행정부를 거쳐 청와대까지 올라간 상태였다.

시민들의 무사 대피를 확인한 경찰은 오후 4시 20분 분쇄기 2발을 가방에 발사했고, 가방은 약한 폭발음을 내면서 열렸다. 분쇄기가 작동하며 나온 폭발음에 폭발물 맞다는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런데 가방 문을 열고 튀어나온 것은 폭발물이 아니라, 양복 등 옷과 옷걸이들이었다. 누군가가 실수로 놓아둔 평범한 옷가방일 뿐이었던 것이다.

갑작스러운 폭발물 소동에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지금까지 폭파 협박 전화는 간혹 있었지만 실제로 폭발물 의심 물체가 발견돼 해체작업까지 벌어진 전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도 강남 한복판에서 일어난 일이어서 시민들은 적잖이 긴장해야 했다.

현장에 있었던 이모(55ㆍ여) 씨는 떨리는 표정으로 “오인신고일 것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만에 하나 폭발물이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하니 끔찍하다. 폭발물이 아니라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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