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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림반도 러시아 귀속 압도적 지지, 동부지역 귀속 도미노로 이어질수도…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이 러시아 귀속 주민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오면서 귀속 결정 여부는 이제 러시아로 넘어갔다.

국제사회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도네츠크, 하리코프 등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위기가 심상찮아 이후 양상은 ‘귀속 도미노’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95.5%의 압도적 지지, 공은 러시아로=16일(현지시간) 개표가 약 50% 진행된 시점에서 미하일 말리셰프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주민 95.5%가 크림자치공화국의 러시아 귀속에 찬성했다는 잠정 결과를 발표했다고 AFP등 여러 외신들이 보도했다.

앞서 크림 정치사회연구소가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도 주민들의 93%가 러시아 귀속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나 주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민투표에는 유권자 153만 명 중 83%가 참여했으며 이는 지난 2012년 총선 때의 2배다. 행정구역상 특별시로 분류돼 크림공화국에 속하지 않는 남부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의 투표율 역시 85%를 넘어섰다고 현지 선관위는 전했다.

주민의 60%에 달하는 러시아인들은 만장일치로 러시아 귀속을 지지하고 있으며 24%의 우크라이나인들도 일부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보여 중앙정부를 지지하는 12%의 타타르계가 투표를 거부해도 대세를 뒤집기는 힘든 상황이다.

▶공은 푸틴의 손에…크림반도 귀속 어떻게 이뤄지나=크림 정부는 투표로 귀속이 결정되면 러시아 측에 곧바로 병합 절차 개시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크림 정부는 모든 병합 절차가 이달 안에 종료되길 희망하고 있다.

병합 절차는 러시아 하원과 상원의 승인을 거쳐 푸틴 대통령이 서명하면 완료된다. 러시아 하원은 21일 크림 병합 문제를 심의할 예정이고 곧바로 상원 심의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러시아 의회는 크림 병합 승인을 결의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병합 여부는 푸틴 대통령의 손에 달려있다.

그는 크림 주민투표의 합법성을 강조해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도 이번 투표가 국제법에 부합하며 러시아는 크림 주민들의 선택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서방이 투표의 불법성을 주장하며 러시아에 외교적, 경제적 압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여 푸틴 대통령이 크림 합병이라는 무리수를 둘 지는 미지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성명을 통해 “미국과 서방은 투표를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며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크림 주민투표는 우크라이나 헌법에 위배될 뿐만아니라 러시아군 개입으로 인한 협박으로 진행된 것이며 미국과 국제사회는 이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강력 경고했다고 AFP는 전했다.

▶푸틴의 숨 돌리기? 병합 거부권 가능성도=서방의 압박과 견제에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통합성을 존중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병합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높다.

크림 병합을 강행할 경우 우크라이나와의 관계는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고 크림 반도를 되찾으려는 우크라이나와 맞대응하며 긴장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국이나 유럽에 전면전을 선포하는 것과 다름없는 행위로 간주돼 푸틴 대통령 역시 크림 병합이 큰 부담이란 분석이다.

서방은 다른 대안이 없어 경제제재를 포함한 ‘물귀신 작전’을 쓸 수밖에 없고 국제경제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러시아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의 전면 대결을 피할 수 없어 경제제재 등 각종 압력으로부터 입는 피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소치 동계올림픽으로 제2의 부흥을 꿈꾸는 러시아에 정치ㆍ경제 혼란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외교적 설득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협상 테이블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귀속 도미노, 불안한 도네츠크=그러나 분리주의의 물결은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으로 확산됐다. 친 러시아 세력이 우세한 도네츠크, 하리코프 등에서는 중앙정부 반대 시위가 이미 한창이다. 지난 13일 도네츠크에서는 22세의 친 서방파 남성 시위대가 충돌로 인해 사망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코솔라포프 우크라이나 사회당 지역당 대표는 CNN에 “이 지역은 중앙정부로부터 더 많은 독립을 필요로 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중앙정부를 합법적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밝혔다.

도네츠크는 러시아계 주민이 48%, 우크라이나계가 46%를 차지한다. 러시아어를 제 1언어로 사용하면서 키예프보다 모스크바와의 역사적 유대관계가 깊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지역 의회는 유혈 시위를 금지하려 하나, 도네츠크 지방법원은 의회의 요청을 기각했고 시위대는 지난 6일된 체포된 지도자인 파벨 구바레프의 석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각에선 크림 병합 시도가 친러 성향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 분리주의 움직임을 부추겨 대규모 혼란 사태가 벌어지거나 동남부와 중서부 지역 간 내전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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