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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종기 기장은 정치적 광신도”…하이재킹 우려…수색범위 확대
정부 향한 돌발행동 가능성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편명 MH370) 실종 사고 원인이 ‘고의 납치’로 좁혀진 가운데, 당시 조종사 중 최소 1명이 납치에 가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조종사가 말레이시아 관제탑에 마지막 답신을 보내기 이전부터 이미 여객기의 주 신호 시스템은 꺼져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당일인 8일 오전1시30분께 여객기가 곧 베트남 영공으로 진입한다고 알리는 관제탑에 조종사는 비정상 상황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은 채 “좋다, 굿나잇(All right, goodnight)”이라고만 짤막하게 답했다. 말레이시아 군당국은 16일 “그 이전에 신호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고기는 이 교신을 마지막으로 진로를 서쪽으로 급하게 튼 뒤에 관제 레이더망에서 사라졌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탑승객 227명과 승무원 12명의 과거 경력 등 신원 조사를 면밀하게 벌이는 한편, 기장인 자하리 아흐마드 샤(53·사진)와 부기장 파리크 압둘 하미드(27)의 집을 수색하는 등 여객기 납치범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조사 결과 사고기 기장의 과거 반정부 행적이 추가로 밝혀졌다.

샤 기장이 한 때 ‘민주주의는 죽었다’는 정치 구호를 새긴 티셔츠 차림으로, 야당인 국민정의당의 시바라시 라시아 의원 비서이자 친구 피터 총과 촬영한 기념 사진이 자택에서 발견됐다. 수사 당국은 또 샤 기장이 동성애 혐의로 5년형을 선고받은 야권 지도자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의 열렬한 지지자라는 점을 근거로, 기장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이 기장은 사고기를 조정하기 몇시간 전인 7일 안와르 전 부총리의 재판을 방청했다.

말레이시아 항공에 따르면 기장과 부기장은 사고기를 함께 운항하겠다고 따로 요청하지 않았다. 이로 미뤄 둘이 납치를 사전 모의하고, 공범을 기획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됐다.

사고 전날 샤 기장의 부인과 아이 셋이 집을 비운 점이 기장의 개입 의혹을 더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샤 기장과 부인은 사실상 이혼한 상태”였으며 “샤 기장이 ‘정치적 광신도’였다”고 지적했다.

기장이 이브라함 전 부총리에 대한 재판 결과에 흥분해 정부를 향한 시위 차원에서 돌발적인 행동을 저질렀을 가능성에 점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공중납치(하이재킹ㆍhijacking) 가능성에 제기되자 말레이시아 당국은 주변 25개국의 협조를 받아 수색 범위를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 남부와 키르키즈스탄 북부, 중국 남서부 내륙 지역, 라오스 북부까지 대폭 확대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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