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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크림의 봄’ 은 잠시…‘신냉전 겨울’ 로 접어드나
2008년 코소보 독립선언 이후
유럽지형 바꿀 중대한 사건

크림반도 우크라 의존도 높아
법적 진공상태 · 경제 황폐화 우려

2008년 조지아 사태와 닮은꼴
크림, 남오세티야 전철 가능성

‘크림의 봄인가, 신(新)냉전의 겨울인가’

동서 냉전이 종결(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된지 올해로 사반세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크림사태가 국제질서를 뒤흔드는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크림 자치 공화국 주민투표에서 러시아 귀속이 96%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되면서 현지 분위기는 ‘크림의 봄’을 환호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으로 국제정세는 서방 대 러시아의 ‘신냉전 겨울’로 접어들고 있다. AFP통신은 이를 두고 “2008년 코소보가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이후 유럽 지형을 바꿀 가장 중대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위태로운 크림의 미래= ‘크림의 봄’이 ‘제2 아랍의 봄’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2011년 북아프리카와 중동 국가들은 독재정권을 축출하고 민주화 꽃을 피웠지만, 아직까지 혼란이 수습되지 않고 있다.

유니크레디트 리서치의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대표 에릭 닐슨은 AFP에 “크림 혼란이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으로 전이되는 리스크 고조 상황을 목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무역과 투자를 포함한 광범위한 러시아 제재의 방아쇠가 당겨졌다”면서 “크림 상황은 우크라이나에 의존해온 지역 경제를 황폐화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크림반도는 물 공급의 80%, 전력 공급의 80%, 가스 공급의 65%를 우크라이나 본토에 의존한다. 또 연간 총 관광객의 65%에 이르는 약 600만명이 우크라이나 관광객들이고, 크림자치정부의 연간 예산 12억달러(약 1조3000억원) 중 8억달러를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로부터 지원 받아왔다.

AFP는 “크림 당국이 이번 주민투표를 ‘크림의 봄’으로 칭하고 있지만, 많은 현지인들은 향후 발생가능한 법적 진공상태와 경제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주민 아나 이바노바는 “러시아 귀속에 찬성했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이 남아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인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것은 좋은 일이지만 동시에, 내 나이에 국가를 바꾼다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덧붙였다 .

▶동서화해 25년, 차가운 평화=과거에도 ‘영토 보전’과 ‘민족 자결권’의 해석을 놓고 유럽을 뒤흔든 분리독립 사건은 있었다. 구소련 연방이 붕괴된 1991년 체첸과 1998년 코소보, 2008년 조지아가 대표적이다. 특히 2008년 조지아는 크림반도와 닮은꼴이다. 친서방의 우크라이나를 조지아에, 친러의 크림반도를 남오세티야에 대입하면 평행이론이 성립된다. 다른 점은 크림반도에선 교전이 발생하지 않은 반면, 조지아는 러시아와 전면전을 치렀다는 것이다.

크림반도는 남오세티야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서방이 크림의 러시아 귀속을 불법으로 규정한 상황에서 러시아 제재를 강화하면 러시아로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91년 소련붕괴 이후 러시아가 영토병합을 한 사례가 없다”며 “관련 법안이 있는지 조차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또 “러시아가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를 경제적으로 지원한 적 있지만, 두 지역 인구가 총 30만명이었던 것과 달리 크림반도 인구는 230만명이 넘는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이슬람계 체첸은 지난 20년간 러시아와 두차례 전면전을 치르면서 대러 테러의 온상이 됐고, 알바니아계 코소보는 세르비아의 인종청소 희생양이 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세르비아 공습을 촉발시켰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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