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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먼다큐> ‘득심(得心) 경영’ 전도사로 나선 권점주 신한생명 부회장의 인생 이모작
[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마음을 얻는 자가 세상을 얻는다.”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득심 이야기가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득심(得心)경영’으로 금융권 내 일대 혁신의 바람을 몰고 온 권점주(59) 신한생명 부회장의 이야기다. 그는 신한은행 부행장에서 신한생명 대표이사까지 역임하면서 은행과 보험을 모두 섭렵한 금융전문가다.

지난해 5월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현재 신한생명 상근부회장으로 이동해 인생 이모작에 도전하고 있다. 1987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이후 소호(SOHO)사업본부장, 부행장을 거쳐 2010년부터 2013년 5월까지 신한생명 대표이사를 지냈다. 화려한 경력에도 그에게 붙여진 별명은 ‘곰바우’다. 손해를 보더라도 한길을 꾸준히 걸어가는 곰의 우직함을 빗대 지인들이 붙여줬다고 한다.

경영일선에선 물러났지만 여전히 이곳저곳을 누비며 성공 노하우인 ‘득심’을 온 세상에 전파하고 있다.

득심은 그가 40년 금융 외길을 고집하면서 터득한 성공 노하우의 집약체다. 득심의 중요성에 대한 강연을 펼치고 있는 그는 신한생명 사장 시절 ‘득심경영’ ‘따뜻한 보험’ 등의 신조어를 탄생시킨 인물로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득심 이야기’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 책은 많은 학생ㆍ직장인들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정작 구체적인 목표나 꿈 없이 눈앞에 성과만을 쫓고 있는 가슴 아픈 현실에 일침을 가한다.

▶ ‘득심’을 사랑한 곰바우=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쉽지 않다. 상대방에게 무엇을 바라기보다는 내가 먼저 배려하고 감동을 줘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의 신조는 바로 고민하고 배려하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꿈과 득심에 대한 이야기를 출간했는데 이를 알게 된 직원들과 아는 지인들이 높은 관심을 표현하고 있다”며 “특히 교육, 특강까지 해 달라는 요청이 많이 온다”고 말했다.

특강 주제는 단연 꿈과 득심이다. 단순한 주제로 보일 수 있지만 또 다른 희망과 기대로 새로운 마음가짐과 삶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원동력을 선사한다.

권 부회장은 “요즘 대부분의 직장인과 학생들이 스펙쌓기 또는 단기성과를 중시하는 경향이 짙다”며 “이보다는 내가 왜 일을 하는지, 어떤 꿈을 가져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성공하는지 등 이런 것들을 꿈과 득심경영을 엮어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경영자일 때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모 방송국에 초청돼 득심에 대한 강연을 했다. 능률협회에서 주관하는 최고경영자(CEO) 조찬 포럼에서는 800명이나 되는 최고경영자들 앞에서 강연도 가졌다.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가꿔나갈 수 있도록 계기를 확대하는 등 재능기부에도 열성적이다.

“옛날 제가 살아왔던 얘기들, 특히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입학할 당시 가정형편이 매우 어려웠던 얘기를 들려줍니다. 당시 중고교에 진학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 감사하고 행복해 했다고 하면 세대차이로 이해 못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꿈과 희망,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조언해 주면 (많은 이들이) 상당 부분 공감합니다.”

꿈이 아닌 눈앞의 성과에만 몰두해 있는 이들이 안타깝게 보였다고 한다. 그가 책을 출간한 이유다.

“자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가치 있고 의미 있는지를 깨우치게 되면 직장 다니기가 굉장히 즐거울 텐데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후배들에게 뭔가 해 줄 의미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직장생활 중 경험했던 일들, 직원들 대상으로 교육했던 것들을 주제로 득심이란 책을 냈죠.”

이를 통해 젊은 친구들이 자신의 일에 대한 소중함과 가치를 깨닫게 되면 직장생활을 좀 더 즐겁고 신나게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상은 득심의 연속이다”고 강조하는 그는 가족의 마음을 얻고, 회사는 직원들의 마음을 얻고,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때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득심의 기본요건 ‘심지행(心知行)’=권 부회장이 강조하는 즐거운 인생, 성공한 삶의 기본원칙은 사뭇 단순해 보였지만, 내면에는 큰 의미가 있었다. 득심의 성공요건은 바로 ‘심지행’. 즉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반드시 심지행을 몸소 체득해야 한다고 했다.

내 자신이 먼저 베풀어야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心), 베풀어도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하며(知), 상대방이 감동할 때까지 행동에 옮길 때(行) 진정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얻게 된다는 뜻이다.

여기서 심(心)이란 베풀 줄 아는 마음이다. “보통 사람들은 주고 받자고 해놓고는 받으려고만 하는데, 이는 내가 먼저 주면 손해보는 느낌을 갖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자주 언급하는 말이 법정스님의 주례사라고 한다. 그는 “내가 상대방에게 30만 주고 70을 받으려 하니까 다툼의 원인이 된다. 내가 70을 주고 30을 받으려 하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게 심(心)의 단계”라고 설명했다.

지(知)는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리더들은 직원이 원하는 바를 알려고 해야 한다”며 “이는 거창하지 않은 소소한 것들로 직원들의 생일, 가족 기념일, 경영현황을 가족들에게 알려주는 배려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회식을 통한 유대관계 강화보다도 작은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야말로 조직력을 배가할 수 있는 원료라고 평가했다.

실천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는 행(行)은 상대방에게 무엇인가를 해 줄 때, 형식이 아닌 감동을 느낄 때까지 계속 노력하라는 의미다.

“물은 섭씨 80~90도에서 끓지 않습니다. 100도가 돼야 끓듯이 득심에도 임계점이 있습니다. 심지행을 통해 마음을 얻게 되면 천하를 얻는 기분을 맛볼 수 있을 겁니다.”

일례로 징기스칸이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도 국민의 마음을 얻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가족들은 다른 구성원의 마음을, 정치인은 국민의 마음을, 회사는 직원의 마음을 얻을 때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 ‘긍정마인드’가 득심으로 귀결되다=권 부회장은 은행 시절 발령난 지점마다 큰 성과를 이뤄냈다. 많은 동료 지점장들이 영업 노하우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지론은 단순했다.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마인드였다.

그는 “어떻게 하면 구성원들 모두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들이 열정을 갖고 일할 수 있게 할까를 먼저 고민했다”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성과는 좋아졌다”고 말했다.

“능력이 아무리 탁월해도 혼자 힘으로 열 사람 몫을 해낼 순 없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성과를 낼 수 있는 중요한 열쇠인데, 그 핵심이 바로 득심입니다.”

은행 재직 당시 4년6개월 동안 점포 4곳을 거쳤다. 하나같이 사고 많고 실적이 좋지 않은 곳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그의 눈에 비친 화려한 불빛으로 덮힌 건물들이 부담이 아닌 새로운 도전의 대상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그는 “사당동 지점장 시절 회식을 마치고 동작대교를 건너는데 화려한 네온사인의 건물들이 보였고 그때 그 불빛들이 모두 돈으로 보였다”고 회고했다. 이는 보는 관점에 따라 긍정과 부정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긍정 마인드를 직원들에게 심어주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어려운 여건임에도 긍정적인 사고가 심어지면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는 것이다.

“대개 실적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보면 과거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합니다. 세상과 고객은 바뀌는데 새로운 시도나 노력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죠. 고객의 변화, 시대의 흐름에 대비하다 보면 새로운 시장이 보이는 데 그게 부족한 것이죠.”

권 부회장은 새 부서에 발령나면 3가지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 ‘버려야 할 것’과 ‘개선해야 할 것’ 그리고 ‘새롭게 추진해야 할 것’을 정한 후 이를 직원들과 공유해 나갔다. 전 직원이 원칙을 공유한 후 각자 역할을 찾아 노력하다 보면 성과는 좋아진다는 진실을 증명해 나갔다.

신한생명 사장 시절엔 자칭 ‘또라이 사장’이라고 말했던 그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득심이야말로 세상을 즐겁게 사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상대방의 꿈과 보조를 맞춰 나간다는 득심의 요체를 경영에 접목, 가는 곳마다 성공의 발자취를 남긴 그의 인생 이모작이 결코 화려하진 않지만 의미가 있어 보인다.

김양규 기자/kyk74@heraldcorp.com




<권점주 부회장이 걸어온 길>

▷1955년 10월 13일 출생

▷1975년 2월 광주상고 졸업

▷1985년 2월 홍익대 경영학과 졸업

▷1987년 7월 신한은행 입행

▷1998년 12월~2000년 12월 봉천동ㆍ소공동ㆍ구월동 지점장

▷2001년 12월 영업추진본부장

▷2003년 3월 개인고객부장

▷2004년 12월 신한금융지주 경영지원1팀장

▷2005년 4월 기획재무팀장

▷2006년 4월 신한은행 SOHO본부장

▷2007년 8월 신한은행 부행장

▷2010년 12월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

▷2013년 5월 신한생명 상근부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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