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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생수첩> ‘임산부 브로치’
[헤럴드경제=황해창 기자]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이들은 한번쯤 임산부나 노약자 자리 문제로 불편한 상황과 맞닥뜨린 기억이 있을 것이다. 평소 버스나 전철을 이용하는 50대 중반 P씨. 선택의 여지가 없어도 좀체 그 자리에 앉지 않다가도 불가피하게 눈 딱 감고 결례 아닌 결례를 하게되면 가시방석이 따로 없다.

한가한 때야 그렇다 치더라도 러시아워 때는 더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차라리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 보이거나 머리색깔이라도 확연하게 희면 대뜸 일어나게 돼 오히려 속이라도 편하다. 

브로치 달기를 즐기는 박근혜 대통령과 진주브로치

문제는 임산부 식별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두터운 외투를 입는 겨울철은 물론이고 봄 가을에도 눈에 확 들어 오질 않는다. 여성들이 특별좌석 주변에 몰려있을 땐 더 난감하다. 여성들이 서너 명 서 있으면 확률적으로 그 가능성은 높아져 더 불편해진다. “저 임신 했어요”라고 먼저 말하기란 쉽지 않고, 그렇다고 “임신했습니까?”라고 묻을 수도 없는 노릇.

더구나 임신에 대한 추억이 아련한 장년남성으로선 그렇다고 세심하게 젊은 여성들을 요모조모를 훑어 볼 수도 없는 입장. 일어서려니 이미 옆에 서 있던 여성들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고 가만있자니 분명히 정상은 아니고. 결국 일어나면 멀쩡한 젊은이(남여)가 그 자리를 낚아채는 경우가 왕왕 있다. 

하트모형 꽃 장식 브로치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임산부 브로치’에 P씨의 생각이 머물렀다. 그렇다고 특별할 필요도 없다. 브로치도 좋고 머리띠도 무방하고 배지도 괜찮다. 완장 종류만 아니면 된다. 양보와 배려, 그리고 사랑의 표식이면 충분하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편하게 알아차리도록 하면 족하다.

저출산이 우리 사회 화두가 된지 오래다. 바쁜 사회생활이나 만혼 등으로 난임과 불임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럴 때 일수록 임산부에 대한 사회적 배려는 커질수록 좋다. 임신한 여성들이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하트모형 배지
작은왕관 모형 머리띠

‘임산부 브로치’는 여성가족부가 주도하되 불임시술로 엄청난 돈을 번다는 몇몇 유명병원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나서주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양보와 배려의 미덕이 우리 사회에 충만해진다면 더 할 나위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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