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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역 화장실의 무한진화
호텔 수준 디자인에…신나는 동요까지…
서울시 역사별 개보수작업 결실
혐오시설 벗어나 휴식공간으로


‘지하철역 화장실’은 정말 급할 때가 아니면 좀처럼 발길이 옮겨지지 않는 곳이다.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열심히 닦아 놓아도 찜찜한 생각을 쉽게 떨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중화장실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모양도, 시설도 공중화장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해우소 기능을 잃고 있다. 가끔 지하철역 화장실이 편의시설이 아닌 혐오시설로 느껴지는 것도, 일부 지하철역에서 화장실을 멀찌감치 떨어뜨려 놓은 것도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새 서울시내 지하철역 화장실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호텔이나 백화점 화장실처럼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실용적인 설비, 지하철역 이용자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화장실 등 공중화장실의 때를 벗겨내고 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메트로(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는 지난 2008년부터 낡고 오래된 지하철역사를 정비하면서 화장실 개ㆍ보수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지하철 이용객의 동선에 따라 화장실을 설계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고,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화장실 안팎에 휴게공간을 만들었다. 세면대 높낮이를 달리해 어린이의 불편함을 줄였고, 소지품을 올려놓을 수 있는 짐받이도 설치했다.

지하철 이용객의 특성을 고려한 화장실도 생겼다. 어린이가 많이 이용하는 어린이대공원역(7호선) 화장실은 가족, 놀이기구, 동물 등을 소재로 한 그림으로 출입구와 벽면을 장식했다. 화장실 안에는 동요가 나오고 영유아를 위한 편의시설도 완비했다.


천호역(5ㆍ8호선·사진)은 강동 지역의 거점 역사로 이용승객이 20ㆍ30대라는 점을 반영해 역동성을 살렸다.

종로3가역(1ㆍ3ㆍ5호선)은 유동인구가 많고 번잡한 점을 감안해 화장실 통로에 선과 조명을 설치, 미술관과 같은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시청역(1ㆍ2호선)은 서울광장과 시청을 찾는 시민의 편의를 중시해 여성 변기 수를 늘리고 쉼터를 조성했다.

서울시는 올해도 9곳을 추가로 개ㆍ보수하고, 여성 화장실에 비상통화 장치를 설치하는 등 지하철역 화장실의 편의와 아름다움, 안전성을 갖춰 나갈 계획이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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