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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을 완성시키는 음악
아름답고 깊고 우아하게


[북데일리] “우리 민족은 춤과 노래를 즐겼고 잘했다. 길을 가면서도 밤낮 끊임없이 노래를 불렀다고 <후한서後漢書>에 기록했을 정도다. 그리고 ‘동방예의지국’이란 칭송을 들을 만큼 일상의 예절이 반듯했다. 이와 같이 ‘예악’과 밀접한 민족인 우리는 지금도 음악을 잘하는 나라에 속한다.” (P.9)

최근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우리나라의 몇 몇 가수들을 보더라도 우리민족에게 뛰어난 예악의 유전자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음악, 마음을 다스리다>(글항아리. 2014)는 동양의 옛 음악을 소재로, ‘유교문화와 음악’, ‘수신의 악’, ‘치국의 악’ 등 중국과 한국에서 제기되었던 음악 이론과 음악정치에 대해 들려준다. 예로부터 음악은 즐거운 활동이며 감정을 조절하기 때문에, 인간의 정서활동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봤다. 동양의 고전시대에도 음악은 그 중요성이 인식되어 각종 연회, 마을 공동 작업, 제사 등에서도 쓰였다. 유가의 <중용>에서는 중中과 화和 또는 중화를 극찬한다. 이 중화의 경지가 바로 동양 음악이 지향하는 최고의 경지와 거의 같다.

"마음을 경건하고 엄숙하게 가져 감정의 발동을 억제해 몸의 동작을 제어하는 것이 예의 정신이며 마음을 평안하게 갖고 자연스럽게 감정을 발산하되 그 정서를 아름답고 우아하며 깊고 유유하게 작동시키는 것이 음악의 본질이다. 즉 예는 몸을 다스리고 악樂은 마음을 다스린다고도 할 수 있다.“ (P.25)

책에 따르면, 예禮와 악樂은 손바닥과 손등, 동전의 양면, 새의 두 날개와 같다. 수신과 치국에 있어 아주 요긴하게 쓰인다. 예는 올바른 마음가짐을 중시하므로 의에 가깝고, 악은 사랑과 조화를 생명으로 하므로 인에 가깝다. 유교는 바로 예악으로 몸을 닦고 나라를 다스리라는 가르침이요 학문이라는 것.

동양사회의 이상세계는 요순의 태평성대였다. 여기에 준하는 좋은 시절이 ‘문무성강文武成康의 치세’로 일컬어지는 주나라 초기의 성세盛世다. 공자는 주나라 정치와 풍속을 회복하려고 한 인물이다. 이 시절에는 민심과 풍속이 순후하여 서민과 귀족층이 즐겨 부른 민요와 가곡들도 아름답고 후덕했으니, 그 노래가 바로 <시경>의 시편詩篇들이다.

세종은 왕도정치 구현을 위해 노력한 임금이었다. 왕도정치는 도덕과 예악을 중시한다. 세종은 제례 아악을 정비하는 등 국가 음악의 완비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우리나라 국가중요문화재 1호인 종묘제례악은 조선왕조를 개국한 태조와 태종, 그 이전의 네 조상의 공덕을 찬양하는 음악이다. 그것을 세종이 직접 작곡해서 더 특별하다. 이런 점에서 그는 세상과 사람을 이롭게 하는 ‘덕음德音’을 쌓은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책은 이외, 2장 ‘원문으로 읽는 음악 이야기’, 3장 ‘원문 및 함께 읽어볼 자료‘를 통해 추가 정보를 제공한다.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인 저자 윤용섭은 말한다. “이 책은 유교철학의 실천과 동아시아 음악의 수용에 관한 최초의 연구이자, 고대 문헌 속에 나타난 음악에 대한 사유를 개념적으로 훑어 내려오며 의미를 파악한 최초의 연구다.” 우리의 옛것을 알아가는 일은 참으로 흥미롭다.  

<정미경 기자>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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