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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클래식한 공간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황선숙의 ‘남겨진 장소’ 전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마치 오래된 흑백영화의 한 장면같다. 화려한 나무 커빙장식의 의자에는 커다란 인형이 놓여져 있고, 열린 장식장 안으론 커다란 흰 공이 곧 쏟아져나올듯 자릴잡고 있다. 시간도 이쯤에서 잠시 멈춰선 것만 같은 무대다. 고즈넉한 가운데 알 수 없는 긴장감을 전해주는 이 공간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

이 그림을 그린 작가는 황선숙이다. 대학에서 전통회화를 전공하고 이후 영상과 디지털 미디어를 전공한 황선숙은 오는 19일부터 ‘남겨진 장소’라는 타이틀로 종로구 삼청로의 갤러리 도스(Gallery DOS)에서 개인전을 연다. 오는 3월 25일까지 계속되는 전시에는 수묵화에 기반을 두되 다양한 변화를 꾀한 작업들이 선보여진다.

한지를 사용한 황선숙의 사진과 회화 작업에는 우리 선조들이 남긴 전통 문인화의 고졸함과 함께, 예측할 수 없는 묘하고 신선한 이미지가 혼재해 있다. 또 끝없는 상상력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컴퓨터 그래픽 작업과 반복되는 스캐닝과 프린팅 작업을 하며 몇 분의 애니메이션 영상을 위해 수천 장의 그림을 그렸던 경력도 있다. 이번 작업은 그간의 영상작업과 같은 맥락이면서도 보다 침잠하는 듯한 판타지를 선사한다.
이는 일상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플라스틱, 일회용, 기성 오브제의 표피를 본떠 그 속에 담긴 공(空)을 조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작가는 상(狀)과 여백, 그리고 빈 껍질 속 흔적에서 느낄 수 있는 심연을 표현하고자 했다.

하나의 장르에 안주하지 않고 수묵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끝없이 변화를 모색해온 황선숙의 작업은 오는 3월 25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

황선숙은 홍익대 동양화과를 나와 중국 베이징의 중앙미술대학 벽화과(진수)를 졸업했고, 서강대 영상대학원에서는 영상미디어학을 전공했다. 02.737-4678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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