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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국내] 회장님의 여동생, 사모님 그리고 딸들…
자수성가 드문 국내 여성부호…주식자산가치 1위 이명희 회장 · 2위 홍라희 관장 등 ‘범삼성家 여인천하’
[특별취재팀=홍승완ㆍ도현정ㆍ김상수 기자]슈퍼리치 분야에서는 여성은 여전히 ‘소수’다.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사회활동이 늘면서 전보다 많은 ‘여성 부자’들이 탄생하고 있지만, 남자들에 비하면 그 숫자는 극소수다.

얼마 전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부호 순위’에서 여성은 1645명 중 172명으로 10%를 간신히 넘겼지만, 이들 역시 대부분은 ‘누군가의 딸이거나 누군가의 아내’였다. 영국의 ‘가디언’에 따르면 스스로의 힘으로 재산을 모은 여성들은 전체의 1.9%인 32명에 불과했다. 진정한 여성 슈퍼리치는 한세대 정도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도 상황은 비슷하다. 20대 초반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여성부자 순위의 상위를 차지했지만 모두 ‘누군가의 가족’이었다. 절반 정도는 회사경영에 참여하고 있었다.

▶ ‘회장님’ 여성부호=지난 7일 기준으로 국내에서 재산이 가장 많은 여성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다. 이 회장의 총 주식가치는 1조5700억원. 이마트 지분가치가 1조1800억원 상당이었고, 38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신세계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막내딸이기도 한 이 회장은 현재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아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8800억원 정도로 아직 어머니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의 지분가치도 7860억원에 달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남편인 담철곤 회장이 횡령 혐의로 법정에서 형을 구형받은 후 지난해 11월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 부회장은 고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의 둘째딸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지분은 1160억여원이었다. 각각 300억원대인 현대상선, 현대글로벌,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이 주를 이룬다. 현 회장의 모친이자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의 누나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의 지분가치도 460억원에 달했다.

▶베일에 가려진 안주인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리움 관장은 총 1조45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모두 삼성전자 지분이다. 삼성전자의 기업가치가 지난 10년간 수배 커지면서, 홍 관장의 부도 함께 증가했다. 홍 관장은 회사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다른 ‘사모님’들과는 달리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이고 있다. 문화ㆍ예술, 자선 사업을 통해 삼성의 소프트파워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부인인 김영식 여사도 보유주식의 가치가 4140억원이 넘었다. 지주회사인 (주)LG의 지분이 대부분이다. 김 여사가 일체 대외활동을 하지 않아 얼굴이 알려져 있지 않음을 감안하면 더욱 지분가치가 눈에 띈다.

젊은 사모님 가운데는 김정주 넥슨 회장의 부인인 유정현 씨의 주식가치가 3700억원으로 단연 으뜸이었다. 유 씨는 넥슨의 지주회사 격인 NXC의 2대 주주다. 넥슨의 실제 기업활동의 상당수가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유 씨의 실제 재산은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 


▶ ‘슈퍼 도터스(daughters)’=현직 회장들의 딸들 가운데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의 주식가치가 가장 높았다. 두 사람은 나란히 5375억원 규모의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비상장사인 탓에 현재 지분가치는 저평가되어 있다. 게다가 지난해 말 삼성의 사업 구조조정으로 두 회사 모두 관련 계열사들을 흡수 통합하면서 덩치가 커졌다. 때문에 두 사람의 실제 지분가치는 이보다 훨씬 커질 가능성이 높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딸인 조희경ㆍ조희원 씨도 2300억원, 2700억원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조희경 씨가 한국타이어의 지분을, 희원 씨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지분을 각각 2000억원 이상씩 교차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딸인 서민정 씨는 ‘가장 젊은 여성 부호’다. 20대 초반의 나이지만 서 씨의 주식가치는 960억원이 넘는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딸들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주식가치는 300억원 선이었다. 두 사람 모두 이른 나이부터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한진그룹의 ‘새로운 아이콘’들이 되고 있다.

▶영향력 넓히는 시스터스(Sisters)=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은 8000억원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은 SK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인 SK C&C의 지분이다. 그룹의 경영을 책임지던 최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모두 최근 법정 구속되면서 최 이사장의 향방에도 최근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지분가치는 2700억원에 달한다. 다른 여성부호들과는 달리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 그룹의 주력계열사 모두에 적지 않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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