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아트마켓 ‘작가파워’
한국 미술시장은 최근 들어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07년 미국발(發) 금융위기 이후 각종 악재가 겹치며 지난해까지는 불황에 허덕였다. 그러나 중국은 달랐다. 시진핑 체제가 출범하며 30~50대 생존작가들의 작품 거래는 다소 주춤했지만 19~20세기 주요 작가들의 작품이 열띤 호응 속에 팔려나가며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을 견인했다.
프랑스를 기반으로 한 ‘아트프라이스 닷컴(Artprice.com)’이 미술품 경매 기록을 기반으로 최근 발표한 ‘2013 아트마켓 리포트’에 의하면 지난해 중국 아트마켓은 40억7800만달러로, 2위 미국을 제치고 1위를 고수했다. 중국은 4년째 ‘큰손’자리를 지키며 세계 경매 총낙찰액이 120억500만달러(한화 약 13조원)를 기록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아트 강국’ 중국은 지난 2010년 미국과 영국을 한꺼번에 누르고, 미술경매 1위국이 되며 지구촌을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중국은 2013 미술품 경매 낙찰총액 ‘톱20’에도 8명의 작가가 이름을 올렸다. ‘톱10’리스트에도 장다첸(3위ㆍ총낙찰액 2억9166만달러), 치바이스(5위), 자오우키(9위) 등 3명의 걸출한 작가가 포함됐다. 일본은 ‘호박 작가’ 구사마 야요이(59위ㆍ2855만달러)를 비롯해, 무라카미 다카시 등 4명의 작가가 ‘톱500’에 포함되며 그런대로 선방했다. 이들 일본 작가는 글로벌 무대에서 호응이 높은 게 공통점이다.
반면 한국은 이우환(427위ㆍ367만달러), 김환기(469위ㆍ329만달러) 두 명의 작가가 턱걸이하듯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2년 ‘톱500’에 포함됐던 박수근은 제외됐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서진수 미술시장연구소 소장(강남대 경제학과 교수)은 “중국은 베이징과 홍콩의 미술품 경매가 서로 시너지를 극대화하며 세계 미술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문화적으로도 넘버원을 달린다는 강력한 의지가 보인다”며 “한국도 예술경쟁력을 갖춘 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 및 민간이 아트마켓의 파이를 키우고, 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다“고 밝혔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