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땅파면 1원 하나 나오나"…원고 뛰어넘는 朴의 화법 노림수는?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주요 회의에서 사전 원고엔 없는 돌발 발언으로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가 분명해지고 있다. 공무원들의 딱딱한 용어 대신 피부에 확 와닿는 말들이다. 규제개혁을 통해 경제ㆍ투자를 활성화하고, 궁극적으로 일자리를 늘려 국민행복을 실현하겠다는 목표 때문이다. 쓰여진 대로 읽는다고 해 일각에서 붙인 별명인 ‘수첩공주’ 이미지 탈색효과도 있어 보인다.

13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전날 열린 제5차 무역투자진흥회의ㆍ지역발전위원회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에서 몸닳는 듯한 강한 발언과 알아듣기 쉬운 글귀를 적절하게 써가며 규제개혁ㆍ기업애로 사항 해결을 강조했다. 키워드로만 정리해도 ‘불타는 애국심’, ‘사생결단’, ‘자나깨나 일자리’, ‘못난 선배’, ‘꺼진 불도 다시보자’, ‘아들ㆍ딸 시집 장가 보내는 심정’ 등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규제를 ‘원수’, ‘암덩어리’로 표현한 것보다 강도는 다소 누그러졌지만, 메시지 전달 효과의 폭은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연석회의 토론에서 규제개혁과 관련해 “사생결단하고 붙어야 한다”고 했고, 회의 시작 전 모두발언에선 “(지금은) 미래세대에게 발전하다가 쪼그라들어가지고 정말 못난 선배들이 되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그는 지난 6일 국가조찬기도회에서도 ‘역사적 갈림길’이라고 현재 한국의 상황을 진단했다. 


박 대통령은 실천없이 입으로만 떠드는 경제활성화 정책은 소용없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투자활성화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거론하며 “땅을 파보면 1원 하나라도 나오냐, 하늘에서 1원 하나라도 뚝 떨어지냐”는 농담을 소개한 뒤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확정된 지역행복생활권 추진을 언급하면서도 “우리는 그저 자나깨나 일자리 아니겠어요?”라며 “지상 목표가 일자리니까 일자리를 만들 수는 없을까 생각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노후 지역 개발과 관련해 “꺼진 불도 다시보자”며 신구도심의 균형있는 발전을 주문했고, 창업에 실패한 벤처 등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는 대목에선 “각 부처의 마음이, 아들 딸 좋은 데 시집 장가 보내야 겠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쏟는다면 방법이 나올 것”이라고도 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이런 화법에 대해 “대통령이 (회의에서) 고개를 들고 하는 말씀은 원고 없이 하는 것”이라며 “(그런 말씀이) 더 진솔하고 마음에 있는 얘기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