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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해킹 개인정보 유출에도 엑소더스 없었다…13일 영업정지 이후는?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해킹과 영업정지 임박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KT가 가입자 지키기에 성공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후 첫 영업일이던 지난 10일과 11일, 우려했던 가입자 대거 이탈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시장점유율 30% 방어에도 아직까지는 성공한 모습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13일부터 시작될 45일간의 영업정지가 KT 고객 이탈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2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11일 번호이동(MNP)을 통해 300명의 신규 가입자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날 하루 동안 KT를 빠져나간 고객보다는 오히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에서 KT로 통신사를 바꾼 고객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홈페이지 해킹을 통한 고객정보 유출 소식이 알려진 후 첫 영업일이였던 10일의 결과도 마찬가지다. 이날 KT의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5만6000여 건으로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SKT의 6만8000건, LG유플러스의 5만400여 건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다. 일각에서 우려했던 ‘분노한 고객들의 집단 이탈’은 아직까지 기우일 뿐이다.

하지만 KT가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오히려 13일부터 시작될 45일의 영업정지가 위기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들이 해킹에 ‘통신사를 바꾸겠다’는 생각을 했더라도, 약정기간과 단말기 할부금 등을 고려하면 하루아침에 행동으로 옮길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영업정지가 시작되고, 영업이 가능한 특정 사업자가 이 틈을 노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면 KT발 엑소더스는 현실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상 24개월인 스마트폰 약정 기간 만료 전 타사로 옮길 경우 수 만원에서 수십 만원을 물어내야 하는 위약금, 그리고 월 평균 2만~3만원 씩 빠져나가는 스마트폰 남은 할부금을 한번에 내야 하는 제도가 KT에 구세주가 됐다는 뜻이다.

실제 해킹과 고객정보 유출에 분노한 KT 고객을 향한 경쟁사들의 마케팅은 이미 시작됐다. SK텔레콤은 최근 자사 트위터에 “내 개인정보는 안전한지, 걱정 많으시죠? SK텔레콤 고객이라면 신경 꺼두셔도 좋습니다. 누구보다 안전하게 지켜드리고 있으니까요”라는 KT를 향한 글을 올렸다. LG유플러스 역시 일부 매장에서 ‘실시간 검색 1위! KT 개인정보 유출, KT 1년 동안 해킹 사실 전혀 알지 못해’ 등의 문구가 담긴 전단지를 사용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KT에서 스마트폰 가입자가 어느정도 빠져나갈 것은 불가피 할 것”이라며 “더 큰 문제는 수십년 동안 KT를 써왔던 충성도 높은 유선고객, 즉 전화 고객이 대거 이탈할 경우”라고 전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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