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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리빙 쇼핑] 깐깐한 엄마들 ‘프리미엄 기저귀’ 에 꽂히다
아이들 기저귀 발진 우려 옥수수 등 천연재료 사용한 북유럽産 선호
“일반 기저귀보다 10~20% 비싸도 내 아이 위해 친환경 소재 찾아”


#주부 이승현(33) 씨는 둘째아이를 출산한 후 기저귀 때문에 한동안 곤욕을 치렀다. 이 씨는 “첫째는 기저귀를 가리지 않았는데, 둘째는 기저귀를 채우기만 하면 발진이 나서 고생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좋다는 기저귀는 다 써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물 건너온 친환경 기저귀도 속수무책이었다. 둘째가 6개월이 된 지금, 그는 하기스 네이처메이드를 쓰고 있다. 이 씨는 “처음에는 주변의 추천으로 네이처메이드를 쓰게 됐다. 예민한 아이가 네이처메이드를 입혔을 때는 신기하게 발진이 안 났다”며 “가격부담은 있다. 하지만 막상 써보니 다른 제품보다 확실히 부드럽고 천연소재라 그런지 자극도 적어 만족하며 쓰고 있다”고 말했다.

▶내 아이를 위한 ‘프리미엄’에 눈을 뜨다=깐깐한 대한민국 엄마들의 눈을 프리미엄 기저귀가 사로잡았다. 한 가정 한 자녀 시대에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보통 아닌 보통엄마’들이 기저귀 시장의 지형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기저귀는 겉보기보다 까다로운 제품이다. 아이가 대소변을 가리는 24개월 전후까지 하루 24시간을 착용해야 한다. “다른 건 몰라도 기저귀만큼은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는 선배엄마들의 경험담을 귀담아 들어야 하는 이유다. 흡수력ㆍ통기성ㆍ착용감ㆍ샘방지ㆍ부드러움ㆍ편안함ㆍ두께ㆍ냄새ㆍ디자인ㆍ신축성ㆍ뒤처리 등 신경써야 하는 부분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편해야 하고 하루 많게는 10번 이상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 부모의 고충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프리미엄 제품들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현재 시장에서는 아이에게 좋은 성분을 더했거나, 친자연 재료를 사용한 친자연주의 제품 등이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가격도 일반 기저귀보다 10~20%가량 비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회사만의 차별화된 특징이 있고 그 특징이 가격에까지 반영이 됐으면 흔히 프리미엄 제품으로 분류된다”며 “일반 기저귀보다 아이가 더 편히 사용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프리미엄 기저귀는 2013년 아기 기저귀 매출 중 17.6%를 차지했다. 2009년에 11.4%였던 것과 비교하면 4년 만에 약 6%포인트 증가한 셈이다. 반면 일반 기저귀의 비중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는 유한킴벌리의 하기스 네이처메이드를 필두로 깨끗한나라의 ‘베비오닉’, LG 생활건강의 ‘마미포코 슈프리미어’ 등이 프리미엄 시장의 대표적인 플레이어다. 베비오닉은 아이의 피부보호를 위해 피톤치드, 알로에베라 등 식물성분을 더했고, 마미포코 슈프리미어는 신소재를 사용해 착용감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화학물질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천연소재를 사용한 친자연ㆍ친환경 소재를 찾는 엄마도 늘었다. 옥션(www.auction.co.kr)에 따르면 올해(1~2월) 천연코튼 기저귀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1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한킴벌리가 지난 2008년 출시한 ‘슈퍼 프리미엄’ 제품인 네이처메이드의 경우 지난해만 시장점유율이 5%포인트 성장, 현재 시장점유율 10%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네이처메이드는 기저귀 안감, 매직벨트 등 주요소재와 포장에 사탕수수를 사용한 친환경주의 제품이다.

유한킴벌리 하기스 담당자는 “최근 자연소재 원료를 활용한 소재 개발 기술이 진일보하면서, 자연주의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뿐 아니라 고품질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들로까지 고객층이 확대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자연주의 제품의 대중화를 가늠하는 척도로 판단하는 시장점유율 10%를 넘어서면 신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왼쪽부터) 유한킴벌리‘ 하기스 네이처메이드’, 깨끗한나라 프리미엄 기저귀‘ 베비오닉’, 스웨덴 친환경 기저귀‘ 네띠’, 덴마크 친환경 기저귀‘ 무미’, LG 생활건강‘ 마미포코 슈프리미어’

▶기저귀 시장에도 부는 ‘북유럽 바람’=기저귀 시장이 최근 유통계에 불고 있는 북유럽 바람의 영향권에 들었다. 옥션에 따르면 스웨덴 북유럽 기저귀는 지난해 동기 대비 810%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스칸디나비아식 교육을 지향하는 이른바 ‘스칸디맘’들이 북유럽산 친환경 기저귀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 제품으로는 핀란드산 ‘무미(Muumi)’, 스웨덴산 ‘리베로(Libero), ‘네띠(Naty)’ 등이 꼽힌다. 환경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천연펄프, 옥수수 등 천연재료를 사용해 만든 것이 특징이다.

방사능 유출로 군 기저귀를 중심으로 한 일본산 기저귀의 부진도 북유럽 기저귀의 선전에 불을 붙였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매출 비중 5.9%에 달하던 군 기저귀는 2012년 2.1%로 감소해 지난해에는 3.6%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엄마들의 관심에 힘입어 유아동 종합몰 제로투세븐닷컴은 현재 북유럽 친환경 기저귀 10가지를 한 데 모은 ‘친환경 기저귀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제로투세븐닷컴 관계자는 “민감한 아이 피부 때문에 국내 프리미엄 기저귀로도 진정되지 않아 북유럽 기저귀를 선택하는 분위기”라며 “친환경,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고객의 수요를 반영해 기획전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에서의 저력도 만만찮다. 롯데마트는 최근 북유럽 판매 1위인 ‘리베로’ 기저귀가 국내 점유율 70%가 넘는 하기스에 이어 매출 2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정재우 롯데마트 마케팅전략 팀장은 “스칸디나비아식 교육이 인기를 끌자 북유럽 국가들 상품에도 많은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북유럽 스타일의 생활용품을 점차 늘려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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