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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회사채 발행 제동에 수급악화…비우량 회사채 시장도 ‘전전긍긍’
사상 초유의 정보유출 사태로 당초 예정됐던 KT의 회사채 발행에 제동이 걸리면서 비우량 회사채 시장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이혁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발행 제동으로) 투자심리 위축이나 금리 상승 등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하지만 수급 측면에서 우량채 공급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회사채 양극화가 더 심해질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금융감독원은 KT의 5000억원 규모 회사채 증권신고서에 정정 제출을 요구했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 등 잇단 사고에 휘말린 KT가 이런 위험을 증권신고서에 기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KT의 신용등급은 가장 높은 AAA등급으로 이달 초 열린 수요예측에서 1조3100억원 규모의 기관투자자를 모으며 ‘흥행 대박’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KT의 이번 회사채 발행 제동으로 가뜩이나 물량이 부족한 우량채에 대한 쏠림현상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AA등급 이상 회사채의 수요예측 참여율은 각각 198.4%와 219.5%로 지난해 평균인 133.7%보다 월등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BBB등급 이하는 1월과 2월의 수요예측 참여율이 0%로 아예 수요가 없었다. 이처럼 회사채 양극화가 더 심화한 이유는 올 들어 공사채 발행량이 줄어들면서 연기금과 보험을 비롯한 큰 손이 우량 회사채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는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우려해 자금조달을 대부분 끝내 우량채 물량 자체가 적은 점도 양극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높은 등급 회사채는 발행이 없어서 (기관투자자가) 못 사고, 낮은 등급 회사채는 수요가 없어서 안 팔리는 현재 상태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용등급별로 온도 차가 큰 회사채 시장의 수급사정이 조기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웅진ㆍSTXㆍ동양 사태 등으로 시장의 외면을 받았던 A등급 회사채의 경우 조금씩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상당수 A등급 회사채가 수요예측 결과에서 호조를 보였다”면서 “A등급 회사채에 대한 무차별적 기피현상이 사라지고 등급 내에서도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주목할 A등급 회사채 기업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 오일허브코리아여수, 매일유업, GS이앤알, 세아베스틸 등을 추천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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