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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집값 상승…강남 재건축 착시효과?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149㎡형(이하 전용면적)은 모처럼 18억원(16층)에 팔렸다. 그런데 이 아파트 주변 중개업소엔 같은 크기 비슷한 층수가 1억원이나 싼 17억원에 나와 있다.

같은 지역 대치삼성 아파트 97㎡형도 지난달 24일 10억3000만원(22층)에 계약됐다. 그런데 이달 초까지 이 아파트 주변 중개업소엔 같은 크기가 9억원에도 나와 있었다. 최근 주택 시장 분위기를 반영해 지난달 거래가격 보다 호가(집주인이 원하는 가격)가 더 뛸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론 급매물만 꾸준히 나와 거래되고 있는 것.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권이라도 일반아파트는 시세변화가 별로 없고 급매물 위주로만 거래된다”며 “재건축과 달리 일반 아파트는 변동이 별로 크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 아파트가 최근 높은 시세 상승세를 나타나고 있지만 재건축을 제외한 일반 아파트의 변동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하면 시세 상승세가 미미해 강남 아파트값에‘재건축 착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3구의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 0.05%, 올 1월 0.34%, 2월 0.84% 등으로 상승폭이 급격히 커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여기엔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의 높은 시세 변동이 반영됐다. 최근 조합설립, 사업시행인가 신청과 추진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강남 재건축 단지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12월 0.14%, 올 1월 0.69%, 2월 2.11% 등으로 급상승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올해 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소형주택 의무비율 완화 등 재건축 규제완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상승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투자수요가 많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최근 호가가 급상승했다”며 “강남 전체 시장이 실제보다 더 많이 오른 것 같은 착시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남 재건축 단지를 제외하고 일반 아파트 시세 변동률만 따지면 상승폭은 기어가는 수준이다. 강남 3구의 일반 아파트값은 1월 0.18%, 2월 0.29% 올라 서울 전체 평균 상승률(1월 0.1%, 2월 0.36%)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미미한 변동 폭을 보인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강남 시세는 재건축 아파트가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일반 아파트만 따지면 실수요 중심으로 간간히 나오는 급매물만 거래된다”고 전했다.

흥미로운 건 강남 아파트값 상승세를 강남 재건축이 이끄는 것처럼 서울 전체 아파트값의 상승세를 강남3구가 견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 보합세(0%)를 기록하며 하락세가 멈추고 올 1월 0.1%, 2월 0.36%를 기록하면서 오름세로 전환했다. 그런데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 3구를 제외한 22개 자치구의 시세 변화만 따지면 올 1월에도 –0.03%의 변동률로 여전히 하락세를 보였다. 2월 들어 겨우 0.8% 올랐을 뿐이다.

김재언 대우증권 부동산팀장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강남3구가 이끌고, 강남3구의 시세 흐름을 강남 재건축이 주도해 결국 강남 재건축이 서울 전체 아파트 시세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주택시장이 계속 살아날지 확인하려면 이달 일반 아파트 매매 시장까지 거래가 활발해지고 시세가 뛰는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일한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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