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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색 비난보다 점잖게…與, 야권 ‘틈새 벌리기’ 전략
‘제3지대 신당’ 창당을 통한 합당에 합의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에 맞서 새누리당이 원색적인 비난을 접고 전략적인 대응에 나서 주목된다. 새정치연합으로 하여금 민주당을 의심하게 하라는, 이른바 ‘점잖은 공론화’ 전략이다.

1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혜훈 정우택 심재철 등 최고위원들은 야권의 통합신당 창당과 관련해 “국민은 야권 신당이 새 정치라고 보지 않고 있다”면서 비교적 점잖게 대응했다. 지난 주말 새누리당 대변인 브리핑에서도 “야권 신당은 진지한 성찰과 고민을 먼저”, “국민께 실망감만 안겨주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야권 신당 추진 선언이 있었던 지난 2일 이후 ‘야권 짝짓기’ ‘야합’ ‘꼼수정치’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낸 것에 비해 수위가 낮아진 셈이다.

10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심재철(왼쪽) 최고위원이 황우여 당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심 최고위원은 이날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신당 창당과 관련해“안철수 의원이 그토록 구태 정치라고 욕한 민주당과 손잡고 새 정치를 하겠다고 하니 모든 사람이 외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맹비난했다. [이길동 기자/gdlee@heraldcorp.com]

그런데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사이를 ‘이간질’하는 새누리당 관계자들의 목소리는 오히려 커졌다. 당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말이 당 대 당 통합이지, 실제로 민주당 거대 야당에 안 의원이 흡수돼 지방선거 불쏘시개로 이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도 9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아마추어 안철수 의원이 어버버 민주당에 끌려가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어르고 달래서 안 의원을 꼬이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이 대야 공세 전략을 수정한 데에는 황우여 대표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에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공천관리위원인 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이 “야권 신당이 5 대 5 지분구도로 깨질 수밖에 없고, 결국 친노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하자 황 대표가 “동의는 하지만 말을 삼가라”면서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이날 비공개회의 테이블에서 황 대표는 야권의 통합신당 창당과 관련해 “6ㆍ4 지방선거 전까진 야권 연대가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점을 내비치면서 이를 전제하고 얘기하자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 “야권 연대는 깨질 것”이라고 비판할수록 반사 효과로 야권에선 오히려 똘똘 뭉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정아 기자/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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