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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두리째 흔들리는 검찰신뢰…시험대 오른 김진태 리더십
간첩사건 증거 위조 의혹 확산 국민냉소 · 불신 커져…김 총장 초강경 수사 예고속 檢 신뢰회복 여부 주목
11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김진태(62) 검찰총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위조 의혹’의 진실을 규명할 칼자루를 쥔 검찰과 검찰 수장에 국민적 시선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초 채동욱 전 총장의 사생활 의혹과 검찰 내외부의 외압, 항명 파동 등 어수선한 상황에서 검찰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 총장은 석 달여 전 취임 일성으로 “ ‘바르고 당당하면서 겸허한 검찰’로 거듭나 국민 신뢰를 되찾고, 검찰인으로서 명예와 자존을 회복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위조 의혹’이 검찰에 대한 신뢰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뇌관’으로 부상하면서 김 총장의 리더십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진정성도 빛이 바래갔다. 작금의 상황은 김 총장 취임 당시 검찰에 드리워졌던 혼란상의 ‘데자뷔’를 연상케 한다. 검찰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엔 그 어느 때보다 냉소와 불신이 짙게 깔려 있다. 중국 정부가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재판에 제출한 증거서류가 모두 ‘위조’라고 공식 통보하면서 검찰의 진상조사팀을 ‘면피용’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이후 속속 드러난 여러 정황은 국정원과 검찰이 증거를 위조해 억울한 사람에게 ‘간첩’ 누명을 씌운 게 아니냐는 은폐 의혹만 키우고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검찰이 국정원이라는 거대 정보기관의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정원 협조자인 조선족 김모 씨의 자살시도 사건이 터진 이후 김 총장은 조사팀을 수사팀으로 전환하고 다시 한 번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주문했다. 김 총장은 법과 원칙대로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하라고 주문했다. 김 총장이 철저한 수사를 언급한 것은 지난 18일 조사팀 구성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김 총장은 사건에 연루된 국정원 직원을 소환하고 이들을 출국금지하는 등 국정원에 대한 초강경 수사를 예고했다.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까지도 포함해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 총장의 이 같은 강도 높은 언급은 이번 사건이 그만큼 검찰의 신뢰와 직결돼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보인다.

취임 이후 김 총장은 조직개편 등에서는 나름의 성과도 있었으나 당초 표방했던 검찰개혁 등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다. 그가 공무원 간첩사건 의혹과 관련해 강한 리더십을 발휘, 추락한 검찰 신뢰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최상현 기자/sr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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