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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남준의 파격 예술혼, 車와 만났을때…
현대차, 英테이트미술관그룹과 파트너십
내년부터 11년간 현대 커미션展 후원
카푸어 등 세계적인 작가 발굴 명성

올 하반기엔 백남준作 소장품 선봬
현대차 세계브랜드 가치 제고 큰 기대


현대자동차의 예술경영이 세계를 조준한다. 그 첫 프로젝트로 현대차는 고(故) 백남준(1932∼2006)을 유럽 무대에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전시를 올 하반기 개최한다.

세계적인 현대미술관인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 그룹(이하 테이트)과 지난 1월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을 체결한 현대차는 테이트가 백남준의 작품 9점을 구매하도록 후원했다. 최근까지 테이트는 백남준의 작가적 명성과는 달리 그의 작품을 단 한 점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이번 후원은 의미가 크다. 백남준은 독일, 미국, 일본에서는 혁신적 아티스트로 잘 알려져 있으나 영국 등 유럽에선 본격적으로 소개된 예가 흔치 않다.

현대자동차와 테이트미술관그룹이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7일 방한한 니콜라스 세로타 총관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와의 협정에 따라 테이트가 백남준의 작품 9점을 구매했으며, 백남준 전시를 올 하반기에 연다고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현대자동차 조원홍 전무, 테이트미술관그룹 세로타 총관장, 영국문화원 마틴 프라이어 원장.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현대차는 테이트와 11년간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을 맺음에 따라 템스 강변에 위치한 테이트 모던 갤러리의 ‘터바인홀(Turbine Hall)’에서 2015년부터 2025년까지 ‘현대 커미션(The Hyundai Commission)’이라는 이름의 전시를 매년 가을부터 봄까지 개최한다. 현대차가 작년 12월 국립현대미술관에 10년간 12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이후, 문화예술로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기관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니콜라스 세로타 테이트미술관 총관장은 7일 기자회견에서 “11년이라는 장기 파트너십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현대 커미션 프로젝트를 통해 더욱 다양한 전 세계 작가의 작품을 안정적으로 선보일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밝혔다.

백남준 作, Bakelite Robot, 원 채널 비디오, 1200×921×197㎜, 2002

테이트와 현대차의 파트너십은 작년 말 박근혜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과 양국 정상회담으로 급물살을 탔다. 현대차 마케팅사업부 조원홍 전무는 “급작스러운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지난 1년간 파트너십을 준비했다”며 “이동수단으로 자동차를 생산하는 제조사가 아니라 차가 제3의 공간이고 라이프스타일이며 디자인과 예술 그 자체임을 추구하는 현대차의 비전을 테이트에서 공감해 전격적인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간 방문객이 500만명에 이르는 테이트에서 열리는 현대 커미션은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적으로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 커미션이 열리는 테이트의 터바인홀은 미술관의 심장부에 해당되는 곳이다. 테이트는 터바인홀에서의 특별 전시로 유명세를 탔다. 특히 2003년 올라퍼 엘리아슨의 인공태양 설치작업은 거대한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손꼽힌다. 지금까지 아니쉬 카푸어, 루이즈 브루주아, 아이웨이웨이 등이 이 공간에서 작품을 소개했으며, 전시 후 세계적 작가로 거듭났다.

터바인홀 전시 단 한 번만으로도 세계적 명성을 거머쥘 수 있기에 작가 선정은 초미의 관심사다. 하지만 특별 커미션 작가는 당해 프로그램 발표할 때 공개한다는 테이트의 원칙에 따라 리스트는 공개되지 않았다. 세로타 총 관장은 “한국 작가가 당연히 포함되겠지만 한국 작가로 첫 전시를 시작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진작가 혹은 유명작가보다 “예술계에선 잘 알려졌지만 세계적 인지도가 낮고, 터바인홀 전시를 통해 작가의 커리어가 급격하게 변할 수 있는 작가를 선정할 것”이라며 이전에 작업해보지 못한 규모의 전시를 통해 국제적 인지도와 명성을 얻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Victrola, 원 채널 비디오, 2070×1067×1422㎜, 2005 [사진제공=주한영국문화원]

한편 테이트는 리버풀에 소재한 테이트 리버풀에서 백남준 작품전을 지난 2010년 개최한 적은 있으나, 작품을 소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컬렉션은 백남준이 유럽의 전위적 예술운동인 ‘플럭서스(Fluxus)’를 이끌던 1963년부터 그가 세상을 뜨기 전까지 40여년간을 아우른 작품들이 망라됐다. 테이트가 이렇게 넓은 스펙트럼으로 백남준의 작품을 소장한 것은 백남준이 세계 현대미술사에 끼친 중요성을 제대로 알리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세로타 총관장은 “그의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작품을 개괄적으로 다룰 것이며 상설전 형태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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