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03명지원 경쟁률 8대1 넘어
사건 수임 걱정없고 연봉도 높아


갈수록 치열해지는 변호사업계 경쟁 때문에 국선전담변호사의 인기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10일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전국의 5개 고등법원은 62명의 국선전담변호사를 선발해 위촉했다. 지원한 인원은 503명으로 경쟁률이 무려 8.1 대 1에 달했다. 하지만 지원했다가 다른 곳에 중복 합격한 이유 등으로 철회한 지원자도 있어 당초 경쟁률은 이보다 더 높았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4년부터 도입된 국선전담변호사제도는 시행 초기에는 인기가 그다지 높지 않았다. 2008년만 해도 28명 선발에 49명만이 지원해 경쟁률은 2 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로스쿨이 도입된 2009년 5.5 대 1로 뛰더니 2012년 7.8 대 1, 2013년 9.2 대 1까지 경쟁률이 치솟았다.

한 국선전담변호사는 “일반 변호사는 한 달 내내 뛰어도 공을 치는 경우가 있지만, 국선전담변호사는 사건 수임을 위해 직접 영업을 하지 않아도 되는 대신 사건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며 자영업자와 월급쟁이의 차이에 비교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변호사의 평균 연봉은 8860만원이다. 


업계에서는 국선전담변호사의 인기에 대해 송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2012년부터 로스쿨 졸업생이 나오면서 한 해 2000명이 넘는 법조인이 배출되고 있고, 업계 내부의 양극화로 중ㆍ소 로펌 및 개인 변호사의 입지도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변리사ㆍ법무사ㆍ노무사 등 유사 직역군이 변호사의 고유 업무영역으로 여겨졌던 소송 대리권을 확보하기 위해 힘을 쓰고 있는 것도 변호사들에게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변호사는 “변호사업계가 어려워 수임이 쉽지 않고, 법조계 내부에 여전히 남아 있는 학벌주의 때문에 좋은 로펌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성공하기 어려워 지원자가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법원 관계자는 “예전에는 국선변호사에 대해 무성의하고 무능력하다는 부정적인 편견이 있었는데, 우수한 인력들이 몰리면서 이런 인식이 점점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