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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읽다보면 미소가 절로…‘끔찍발랄’ 부부의 알콩달콩 로맨스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남편이 퇴근 후 집에 돌아와보니 아내가 또 죽어있다. 아니 죽은 척을 하고 있다. 질식사, 할복자살, 악어에게 먹힘 등 죽은 척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아내가 이 같은 행동을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던 남편은 인터넷에 접속해 일본 야후 ‘지혜주머니’에 질문을 하나 올린다. “집에 돌아오니 오늘도 아내가 또 죽어 있었습니다. 도대체 아내는 나에게 왜 이러는 걸까요?”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또 죽었네?(애니북스)’는 일본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일들을 소재로 그린 만화다. 평범한 누리꾼이 올린 한 질문은 인터넷 상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피 흘리며 쓰러진 아내가 손끝에 피를 묻혀 쓴 다잉 메시지(죽기 전에 남기는 글로, 살인범의 단서가 되는 경우가 많다)로 ‘생선’을 쓰면, 그날 저녁 반찬으로 밥상에 생선구이가 올라온다. 남편이 용돈을 달라고 부탁하면 아내는 우롱차를 마시고도 취한 척하며 넘어가버린다. 집에 안마시술소 간판을 단 아내는 남편의 머리를 감기고 떼를 밀어준 뒤 받은 돈으로 인형을 구입한다. 남편이 인터넷에 올린 질문이 살을 붙여나가며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한 부부의 사랑스러운 결혼 이야기인 셈이다.


남편의 질문은 이후 ‘전설의 질문’이라고 불리게 됐다. 또 이 부부의 ‘끔찍발랄’한 이야기는 이후 블로그(http://blogs.yahoo.co.jp/kkajunsky)에 엮여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일본의 대표적인 보컬로이드(음원 합성 소프트웨어)인 ‘하츠네 미쿠’가 이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 부른 노래가 일본의 대표적 UCC 사이트인 ‘니코니코 동화’에 동영상으로 제작돼 올라와 조회 수 100만 건을 돌파하고, 실사 영상으로도 제작되는 등 ‘전설의 질문’은 일본의 인터넷 상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콘텐츠로 자리를 잡았다.

이 만화는 ‘살인자ㅇ난감’으로 지난 2011년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 신인상과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한 꼬마비 작가가 번역에 참여했다. 꼬마비 작가는 일본 여행 중 한 공항의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한 뒤 한국의 담당 편집자에게 적극 소개한 데 이어 번역까지 자청하는 등 애정을 보였다.

꼬마비 작가는 “부부 간에도 때와 상황에 따라 반말과 존댓말이 오가는 일본의 문화는 분명 재미의 한 포인트겠지만, 한국의 독자들이 느끼게 될 이질감보다 중요하진 않을 것 같았다”며 “이야기의 재미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믿는 만화가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작업은 분명 재미있었다“고 전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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