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경쟁사 물고 뜯는’ 국내 완성차, “치열한 내수 경쟁 탓(?)”
[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고장력 강판만이 해결책 아니다.’(현대차 겨냥한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

‘폴크스바겐 파사트ㆍ도요타 캠리의 스몰오버랩 종합 평가는 1단계 낮은 A등급.’(수입차 겨냥 현대차의 자체 테스트 결과)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이 국산차인가,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수입상’(르노삼성ㆍ한국지엠 겨냥한 이유일 쌍용차 사장)

최근 국내 완성차 업계가 경쟁사를 겨냥해 잇따라 돌직구를 날리고 있다. 경쟁사에 대한 네거티브 마케팅이 처음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그 강도와 수위가 거세졌다. 업계 안팎에선 국내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자 이른 바 경쟁사에 대해선 가급적 언급을 자제하는 ‘신사 협정’이 깨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말리부 디젤 발표회에서 말리부 디젤의 초고장력 강판 적용 비율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본인의 과거 경험을 거론하며 현대차를 비판했다.

앞서 현대차는 2세대 신형 제네시스, 7세대 신형 쏘나타를 출시하면서 모두 초고장력 강판 51% 적용으로 안전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호샤 사장은 “차체 구조를 설계할 때는 2가지 목적이 있다. 단순히 고장력 강판만이 해결책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고장력 강판을 많이 쓸 경우 충돌 에너지 흡수가 뛰어나지 못한 만큼 통합된 해결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여러 전자기기가 기능을 제대로 못할 수도 있다. 제가 과거 차체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제 생각엔 저는 아직 엔지니어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부연했다.

호샤 사장에 앞서 박병완 파워트레인부문 부사장도 말리부 디젤 연비가 현대차 i40보다 낫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인증데이터를 보면 고속주행 모드에서 연비가 경쟁차(i40) 보다 좋다. 실제 운전 모드에서 말리부 디젤 연비가 더 좋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지난 4일 오전 남양연구소 내 충돌 시험장에서 7세대 신형 쏘나타를 1대 폐차시켰다.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는 사고와 가장 유사하다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스몰오버랩’ 충돌 테스트를 재현한 것이다. 당시 케이블에 연결된 신형 쏘나타는 ‘이동식 고정벽’을 향해 시속 64㎞ 속도로 질주했고, 앞부분 25%를 부딪히며 멈춰섰다. 현대차의 주장대로 차량 앞부분은 형체를 알기 힘들 정도로 찌그러 졌지만 에어백 4개가 터진 실내는 거의 멀쩡했다. 초고장력 강판을 51% 사용하고 차체 강성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라고 현대차측은 전했다.

이후 현대차는 현장에서 신형 쏘나타와 경쟁 차량들의 자체 충돌 테스트 결과가 상세하게 적인 자료판을 내놨다. 자료판에는 쏘나타가 최고 등급인 ‘Good’ 등급을 받았고, 경쟁차인 폴크스바겐 파사트와 도요타 캠리가 쏘나타 보다 한단계 낮은 ‘A’ 등급, 아우디 A4가 가장 낮은 ‘P’ 등급을 받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은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을 겨냥해 작심한 듯 비판했다. 지난 5일 이 사장은 제네바모터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이 국산차 회사인가. (특히) QM3는 스페인에서 다 만들어 수입한다.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수입상”이라고 지적했다. 적어도 부품의 50% 이상이 국산이어야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국내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자동차의 경우 전문적인 분야와 내부 테스트가 많아 경쟁사들끼리 서로 지적하고 비판할 수록 더 많은 정보가 고객들에게 오픈될 수 있다”며 “판매 경쟁이 심해지면서 이 같은 상호비판도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sonamu@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