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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봄, 제 ‘신상’ 골프공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제가 누굴까요. 몸매는 아담사이즈에 동글동글, 한가지이지만 컬러는 각양각색입니다. 대부분 흰색을 선호하죠. 제가 시원하게 쭉쭉 뻗어가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뿌듯해 합니다. 하지만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휘어 날아가면 세상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듣습니다. 푸른 잔디 한가운데 얌전히 떨어져야 좋아들 하시네요. 연못이나 덤불에 빠지기라도 하면 육두문자가 날아 옵니다. 풀숲에서 아무리 저를 찾아도 못찾겠다고요? 한 대 맞을까봐 숨어있는 거랍니다. 애써 찾지 말고 잊어주세요.

전 골프공입니다. 제 몸은 3가지로 구성돼 있죠. 가장 안쪽에 티타늄과 텅스텐 등 메탈 성분이 가미된 합성수지와 합성고무가 섞인 핵(코어)이 있고 그 위를 내부 핵이 감싸고 있어요. 가장 겉면엔 우레탄 등 합성수지 소재의 1㎜ 두께 커버가 씌워지죠. ‘2피스(코어+외피)’ 라는 친구는 멀리 날아가지만 컨트롤하기가 어렵고 ‘3피스(코어+내부층+외피)’는 스핀이 잘 먹는 친구에요.

2014년 봄은 제게 가히 ‘축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있거든요. 이렇게 많은 ‘신상’ 친구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적은 처음인 것같네요. 업체들은 ‘1000억 시장의 전쟁’이라고도 부른답니다.

골프공 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타이틀리스트는 대표 제품인 ‘프로 V1‘은 아니지만 NXT 투어, 벨로시티, DT SoLo 등 신제품을 무려 7종이나 선보였습니다. NXT 투어는 부드러운 컴프레션의 듀얼코어와 더 얇고 부드러운 커버를 적용했다고 합니다. 


타이틀리스트에 도전장을 내민 업체들이 올 봄 특히 강조하고 있는 테마는 ‘스윙 스피드’입니다. 캘러웨이골프는 SR(SPEED REGIME) 볼을 출시하면서 수많은 프로와 아마 골퍼들의 스윙과 임팩트 순간, 볼의 비행 패턴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드라이버 스윙스피드 90mph이하(SR1), 90mph부터 105mph 사이(SR2), 105mph 이상(SR3)으로 구분해 볼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김흥식 캘러웨이골프 이사는 “제대로 된 장비를 선택하자는 데서 출발했다. 드라이버 등 클럽엔 민감하면서 그만큼 중요한 볼은 대충 고르는 경향이 있었다. 자신의 스윙 스피드에 맞은 볼을 선택하면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고 합니다. 나이키골프도 스윙 스피드에 따라 RZN 블랙 또는 RZN 플래티넘 등 4종류의 볼을 선보였고, 일본 투어스테이지를 판매하는 석교상사도 스윙 스피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브리지스톤 골프볼 B330 시리즈를 내놓았습니다. 혼마골프는 스핀 성능을 강조한 TW-G1, 직진성을 강화한 TW-G1x 골프볼을 출시할 예정이고 던롭스포츠는 2014 뉴 젝시오 프리미엄볼을 선보였습니다.

타이틀리스트는 그러나 ‘스윙 스피드’에 대해선 타 업체들과 입장이 좀 다릅니다. “한 라운드 동안 드라이버샷에서 롱게임, 숏게임, 퍼팅까지 다양한 샷을 하게 되는데, 드라이버 스윙 스피드만 갖고 볼을 선택하는 건 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설명이죠.

어쨌든 결론은 한가지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공을 선택하자는 건데요. 그렇다면 ‘내게 꼭 맞는 공’은 어떻게 고를까요. 타이틀리스트 골프볼 매니저 이홍우 부장은 “컴프레션(단단한 정도), 피스 수, 딤플 수 같은 건 다 잊어버리라”고 조언합니다. 직접 필드에서 플레이해보고 비교해야 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점! 절대 드라이버부터 시작하지 말라고 하네요. 그린 주변 어프로치부터 숏 아이언, 롱 아이언의 순서로 샷을 해보고 어느 볼이 가장 자신이 원하는 곳에 서주는 지 확인하면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투어 프로들도 이 방법으로 ‘나만의 공’을 선택한다고 하니 꼭 기억하시고, 올해는 부디 좋은 짝 만나시길 바랍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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