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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15만마리 살처분…역대 최악 AI 우려
국내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지 50여일 만에 살처분한 닭과 오리의 수가 700만마리를 넘어섰다. 살처분 규모로 보면 국내에서 AI가 발생했던 지난 네 차례 중 2003~2004년, 2006~2007년, 2010~2011년 수준은 이미 뛰어넘었다. AI의 평균 지속기간을 감안하면 사상 최악이었던 2008년 1000만마리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월 16일 고병원성 AI가 첫 발생한 이후 714만8000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이 완료됐다. 지금까지 살처분 규모가 가장 컸던 때는 2008년이었다. 당시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무차별적으로 AI가 퍼지면서 1020만5000마리가 살처분됐다. 이에 따른 살처분 보상금 등 피해액도 3070억원에 달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철새가 떠나는 시점인 4월에 발병해 42일 만에 AI가 종료됐다는 점이었다. 

철새가 국내에 머무를 기간이 아직 남았음을 감안하면 이번 AI의 피해 규모는 지난 2008년을 웃돌 수도 있다. 2008년과 달리 철새가 국내로 유입되는 12월이나 1월에 AI가 발생한 지난 3차례는 모두 AI 지속기간이 100일 안팎에 달했다.

과거와 달리 사육농가가 대규모로 바뀐 것도 피해를 더 크게 하고 있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보는 “5월 철새가 국내에서 떠날 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오리의 사육 규모가 최근 몇 년새 급증한 데다 AI 발생지역 3km 이내는 적극 살처분에 나서면서 과거보다 살처분 규모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살처분 보상금을 놓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647만마리를 살처분한 지난 2010~2011년 당시 보상금은 822억원이었다. 2008년 이후 AI가 확진된 농가의 경우 보상금에서 일률적으로 20%를 삭감한다. AI가 발생했다는 것만으로도 방역에 과실이 있었다고 간주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첨단시설과 전문인력을 갖춘 축산과학원에서도 AI가 발생한 만큼 농가의 반발도 예상되고 있다.

아직 축산과학원의 AI 발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까지는 축산과학원 내 4개 저수지에 하루 20~30회 철새가 찾아왔으며, 분변 처리를 위해 자체 보유 차량을 이용해 축사를 출입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축사의 바닥관리를 위해 보유 중인 깔짚을 넣어준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앞으로 추가적인 역학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안상미 기자/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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