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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 상승 ‘아파트 우량주’ 가 이끈다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 내리막길을 걷던 시세가 지난해 10월 오름세로 돌아선 후 올 들어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최근 아파트값 상승세의 특징은 주택시장에서 대장주로 통하던 인기 지역 대단지 아파트값이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간 하락폭이 가장 컸던 탓에 시장 회복 기대감이 살아나자 가장 먼저 뛰기 시작한 것이다. 각 지역의 랜드마크 단지로 통하는 이들 아파트는 올 들어 일반 아파트에 비해 서너배씩 더 오르고 있다.

4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은 0.13% 올랐다. 그런데 이 기간 강남 타워팰리스, 서초 반포래미안퍼스티지 등 아파트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로 구성된 ‘KB선도아파트50지수’는 0.48% 상승했다. 이는 2011년 2월 이후 3년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다. KB선도아파트50지수는 지난해 9월 상승세로 돌아서 벌써 6개월째 서울 평균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는 작년 10월부터 오르기 시작했으나 선도 아파트들의 움직임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미미하다. 오름세로 돌아선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누적 변동률이 0.17% 수준으로 50개 선도 아파트의 한 달 평균 상승률보다 작다.

이들 선도 아파트는 집값 상승기인 2006년 전후 너무 많이 올랐던 탓에 2009년 11월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매달 서울 평균보다 낙폭이 더 커 집값 하락세를 이끌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최근 주택 수요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면서 그간 낙폭이 컸던 인기 아파트들이 다시 주요 관심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라며 “전체 주택시장의 회복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 선도 아파트는 주로 강남권에 몰려 있다. 강남에서도 대표 아파트로 꼽히던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대표적이다. 2010년을 넘어서면서 30% 이상씩 떨어지는 곳이 속출하면서 최악의 침체를 겪었으나 최근 회복세가 뚜렷하다. 타워팰리스1차 165㎡형(이하 전용면적)은 지난달 13일 20억9500만원(24층)에 거래됐다. 같은 크기 아파트가 1월 17억7000만원(40층)에 계약돼 한 달 사이 3억원이나 뛰었다. 이 아파트는 작년 2월엔 16억6000만원(33층)에도 거래됐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삼성동 아이파크도 마찬가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거래가 거의 없고 침체됐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이후 조금씩 옛 명성을 찾고 있다. 이 아파트 145.046㎡형은 2012년 2월 17억6700만원(17층)에도 거래됐으나 지난해 10월 21억5000만원(35층), 12월 22억8000만원(21층)에 잇따라 거래되는 등 활기를 찾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는 강남권에서 희소성 높은 새 아파트로 침체기에도 한동안 시세가 떨어지지 않다가 최근 1~2년 사이 주춤하면서 주택 시장 침체의 골이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여겨지게 했다. 하지만 이 단지들도 최근 거래가 살아나고 시세도 오르고 있다. 반포자이 59㎡형은 작년 4월 8억1700만원(13층)에 거래되는 등 8억원 초반대로 팔렸으나 올 1월 8억7500만원(12층)에도 계약됐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선두주자인 개포동 ‘개포주공’이나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개포주공1단지 35.87㎡형은 지난달 5억8000만원(5층)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같은 층은 지난해 1월엔 5억400만원에 계약돼 1년사이 8000만원 가까이 뛰었다. 잠실주공5단지 103.54㎡형의 경우도 지난해 7월 9억9000만원(10층)에 거래되면서 10억원 밑으로 빠졌으나 10월이후 회복되면서 지난달엔 10억8500만원(13층)에 계약되는 등 오름세를 보인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강남 랜드마크 아파트들은 기본적으로 중상위 계층의 안정적인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어 이들 시세가 회복되는 것은 중상위 계층이 주택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한다는 의미"라며 “그간 낙폭이 컸던 강남 랜드마크 아파트들이 잇따라 오름세로 전환하면서 주택장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분위기를 타고 서울 중대형 아파트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민은행의 ‘규모별 아파트 매매가격 증감률’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중대형(전용면적 95.9~135.0㎡) 아파트는 0.04% 올라 201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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