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밑선 지방선거 유·불리 복잡한 계산
黨지도부, 황우여·유정복등 잇단 권유
경기 남경필·제주 원희룡도 출마 압박
野 오거돈·김상곤 등 ‘키맨’ 출마 대비
광역단체장 후보 내주까지 급물살탈듯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신당 창당 선언으로 새누리당에 ‘노란불’이 켜졌다. 야권 분열에 따른 반사이익이 사라지면서 6ㆍ4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위원장의 통합신당 창당 선언 소식이 전해진 직후, 새누리당은 “예상했던 야합”이라고 평가절하했지만 당장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유ㆍ불리를 놓고 복잡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우선 여권 내부에서는 황우여 대표가 인천시장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제기되면서 광역단체장 후보로 경쟁력 있는 ‘중진 총동원령’이 거세지는 형국이다.
새누리당은 표면적으로는 “야권의 움직을 보면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설명하지만 물밑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당장 경기나 인천의 경우,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이 ‘구원투수’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지방선거에 출마할 공직자는 선거 90일 전에 직을 내려놔야 하기 때문에 유 장관이 출마하려면 당장 오는 6일까지 사직서를 제출해야 한다.
 |
|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과 안철수 측 새정치연합의 신당 창당 통합과 관련해 “안철수의 새정치연합 힘의 일부가 철수해 그토록 구태정치로 비난하던 민주당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길동 기자/gdlee@heraldcorp.com] |
경기지사 출마를 고심 중인 새누리당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당 지도부의 출마 압박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남 의원은 지난 1일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 (출마 결심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다음 주에 당의 지도부, 동료 의원들, 지역 주민, 당원 여러분을 만나 진솔한 말씀을 듣겠다”고 밝혔다. 남 의원의 한 측근은 3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도 “최소한 이번주 안에 경기지사 출마 여부를 결정한다”고 확인했다.
당 지도부로부터 제주지사 출마를 권유받고 있는 원희룡 전 의원도 “ (당 지도부로부터) 설득 반, 협박 반 공세를 받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당 관계자는 “당 지도부에선 늦어도 다음주까지를 광역단체장 여권 후보를 결정하는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며 급박하게 돌아가는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여권의 ‘중진 차출론’에 다시 불이 붙게 된 배경에는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제3지대 신당 창당에 합의하면서 소위 야권의 ‘키맨(Key-man)’으로 평가되던 인사들의 출마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야권의 통합신당 창당 추진 소식에 ‘더 큰 야당’을 염두해 두고 무소속 행보를 벌이면서 눈치보기를 해 왔던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은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확인됐다.우선 부산시장에 도전하는 오 전 장관은 3일 안 위원장과 비공개 회동을 가지면서 정치권의 전면에 나섰다. 범야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돼 온 김상곤 교육감은 당장 내일 교육감 직을 사퇴하고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화할 계획이다. 김 교육감은 그동안 안 의원 측의 경기지사 출마 제의 여부와 관련해 “저하고 직접적인 말씀은 없었다”며 에둘러 대답해 왔지만,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신당 창당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 이같이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정아 기자/dsu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