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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지방경찰청, 28일 마우나오션 붕괴사고 중간 수사결과 발표
[헤럴드경제=김상일(대구) 기자]경북지방경찰청이 28일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부산외국어대학 총학생회가 이번달 17∼19일까지 2박 3일간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에서 아시아대학 신입생 및 재학생 524명, 이벤트사 직원 13명 등 총 537명이 모였다고 전했다.

이어 17일 오후 8시부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20:00경 부터)을 진행하던 중 같은 날 9시5분께 무대 위쪽에서 굉음과 함께 지붕이 무너지기 시작해 3초만에 붕괴됐다.

이 사고로 학생 및 이벤트사 카메라 기사 등 10명이 사망하고 128명이 부상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1차 참석자가 17∼18 양일간 1028명 참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경찰은 폭설이 쌓여 있는 체육관 건물에 537명이나 되는 많은 인원이 들어가 행사가 진행된 것과 체육관 지붕 제설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문제 등을 지적했다.

경찰은 체육관 건물의 설계·시공·감리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에 중점을 두고 수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이번 사고는 건물 붕괴로 인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경주지역의 유례없는 대설로 인한 영향도 있는 만큼 정확한 붕괴의 원인을 규명키 위해서는 과학적인 검증과 분석이 무엇보다 중요해 현재 다수의 전문기관이 참여해 수차례에 걸친 감식과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마우나오션 리조트, 설계사무소, 시공사, 감리업체, 총학생회, 이벤트사측 관계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가졌고 관련 업체 5개소에 대해 압수수색(마우나오션 리조트, 시공사 2, 건축사무소, 이벤트사)을 실시했다.

이와 함께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시설안전공단, 강구조학회 등이 참여해 감식 등을 통해 붕괴원인을 규명키 위한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가단계

경찰은 붕괴된 체육관이 지난 2009년 6월 12일 경주시로부터 운동시설 용도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같은 달 24일 착공신고서를 제출한 후 공사를 시작해 같은해 9월 9일 사용승인서를 교부받았다.

이를 위해 시설물은 P.E.B 공법으로 설계·신축했고 경주시청의 건축허가와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법령이나 절차상 위배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공무원 개입여부는 경찰이 계속 확인 중이다.

▲설계단계

구조도면 및 구조계산과 관련해 국과수 전문인력이 확인한 결과, 적설하중 한계를 법령에서 규정한 제곱미터당 50킬로그램을 반영하는 등 현재까지 특별한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경찰은 확인하고 있다.

반면 강구조물 제작업체에서 설계한 구조도면 및 구조계산서는 건축구조기술사로부터 구조안전 확인을 받도록 건축법상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건축구조기술사는 서울에 소재한 사무소에서 근무하면서 이번 건축물 관련 구조계산서 등을 일절 확인한 사실 없이 강구조물 제작업체로부터 구조계산서 검토비 명목으로 매월 250만원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강구조물 제작업체에 도장을 맡겨둬 임의로 날인토록 했다.

또 건축사가 건축설계도면을 작성할 때에는 건축구조기술사로부터 확인을 받은 구조계산서를 반영해야 한다. 이어 관련된 부분을 변경할 경우에는 구조기술사와 협의해야 하지만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보조기둥바닥판(EC1)의 앙카볼트를 4개에서 2개로 변경한 사실이 적발됐다.

▲시공단계

강구조물 시공은 강구조물을 제작한 업체에서 그외 토목, 판넬, 소방 등 일체의 시공은 종합건설회사에서 담당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강구조물을 시공할 때는 기초 터파기 공사 후 앙카볼트를 삽입해 이를 철근과 용접한 후 콘크리트 타설 및 양생과정을 거쳐 주기둥과 앙카볼트를 연결한 다음, 고강도 무수축 몰타르를 5센티미터로 시공해 주기둥을 바닥에 단단히 고정시키고 빗물 등의 유입을 방지해 앙카볼트와 주기둥이 부식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강구조물 제작 및 시공업체는 콘크리트를 타설한 상태에서 주기둥과 앙카볼트를 연결한 후 몰타르 시공 대신 시멘트로 마감처리한 사실을 경찰은 확인했다.

이로 인해 주기둥 하부와 앙카볼트가 상당히 부식되는 등 하부지지 구조가 매우 부실한 점이 발견됐다.

국과수 감식결과 주기둥 등 일부 부재에서 기준치에 미달되는 부실자재가 사용된 사실이 확인됐고 구체적 수치 등은 국과수에서 정밀 분석 중에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시공사가 공사 전반에 대해 현장을 관리 감독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강구조물 시공 부분을 하도급 주었다는 이유로 공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감리단계

경찰은 감리가 건축설계를 담당한 건축사가 했지만 건축법상 겸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감리일지 등을 작성한 사실이 없고, 현장을 제대로 확인치 않은 상태에서 감리보고서를 작성해 몰타르 시공이 생략된 점과 부실자재가 사용된 사실을 발견치 못하는 등 감리가 부실했다는 점을 적발했다.

▲제설작업 실시 여부

경찰은 당시 리조트가 소재하는 지역은 이번달 9∼17일까지 대설이 계속돼 리조트 측은 리조트 진입로와 주차장 등에 대한 제설작업은 했지만 다중이 이용하고 적설하중이 제곱미터 당 50kg으로 설계돼 붕괴위험이 있는 체육관 지붕에 대한 제설작업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또 그럴 생각조차도 하지 않았다는 관계자 진술도 확보했다.

▲체육관 안전점검 여부

경찰은 붕괴된 체육관 면적이 1205제곱미터로 건축법상 운동시설로 허가를 받았으나 시설물 안전관리 특별법상 점검을 요하는 ‘연면적 5000㎡이상의 다중이용건축물’에 포함되지 않아 전문기관에 의한 정기 안전점검 대상은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운동시설로 허가를 받고 강당용도 등으로 이용하면서도 폭설로 붕괴위험이 있고, 다중이 이용하려면 사전 점검을 해야 함에도 법상 안전점검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리조트 측에서는 허가받은 이후 안전점검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수용인원 문제

경찰은 사고 당시 체육관에는 537명(학생 524, 이벤트 13)이 들어갔으며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상 수용인원 기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참고법령으로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상 산출방식에 의할 경우 적정 수용한도는 260여명으로 산출돼 많은 인원을 수용한 문제에 대해 책임소재를 명백하기 위해 좀 더 다각적인 법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 체육관 보강공사 여부 논란에 대해

경찰은 리조트측이 사고발생 며칠전 체육관 건물의 보강공사를 의뢰한 사실이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있어 수사했다.

그 결과 문제의 공사업자 김모씨가 1차 조사에서는 보강공사 의뢰를 받았다고 시인했다가 2차 조사에서는 부인했다.

경찰은 이에 대한 진위여부를 확인키 위해 관련자 통화내역 및 기지국 위치와 리조트 CCTV 등을 분석한 결과, 마우나 리조트에 간 사실이 없다는 것이 확인했다.

또 친구 최모씨가 ‘마우나 쪽에서 공사견적을 낸 적이 있다’는 사실이 와전되어서 마치 자신이 마우나리조트에 가서 보강공사 견적을 받은 것처럼 허위진술 한 것으로 확인했다.

반면 리조트 측에서 이 이외에 다른 업자와 보강공사 관련 논의 등이 있었는지를 경찰은 추가 확인중이다.

▲행사대행업체 관련 수사

경찰은 행사장소 변경 경위(K 리조트 ⇒ 마우나오션 리조트)와 총학생회가 마우나오션 리조트 4800만원(1인당 숙박비 2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던 것을 확인했다.

이를 위해 총학생회가 이벤트사 대표에게 K 리조트와 계약할 것을 요구했고 이벤트사가 K리조트와 계약을 추진하던 중 K리조트에서 모 대학과 먼저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K 리조트와의 계약체결이 무산됐다.

K리조트와의 계약이 무산되자 총학생회는 마우나오션 리조트와 구두 합의를 했고 이벤트사가 총학생회를 대리해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한편, 총학생회는 이벤트사를 믿고 오리엔테이션 장소를 K 리조트로 명기한 안내문을 신입생들에게 발송했던 것으로 경찰은 확인했다.

▲이벤트사 책임 소재

경찰은 이벤트사 대표가 총학생회와 체결한 서면계약에서 공연 중 안전사고에 대해 책임을 지기로 했지만 영상, 음향 등 행사진행요원 13명을 배치했을 뿐 안전요원 배치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은 행사장에 있지 않고 숙소에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확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사 진행과 관련된 원인이 아닌 건물붕괴에 따른 피해에 대해 이벤트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으므로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향후 수사 및 사법처리 범위

경찰은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이 설계, 시공, 감리상에 많은 문제점이 내포된 부실공사였다는 것과 리조트 측은 체육관 지붕 제설작업을 하지 않고 체육관에 많은 인원을 들어가게 해 붕괴시 대피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사상자를 발생케 한 잘못 등은 이번 수사과정에서 명백히 확인돼다고 강조했다.

에 따라 경찰은 체육관 붕괴에 따른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책임이 마우나오션 리조트에 있는 만큼 책임자에 대해 엄정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여타 설계, 시공, 감리에 부실이 있었다는 것도 명백히 밝혀졌으므로 국과수의 시뮬레이션 결과 등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 결과가 나오는 대로 부실시공에 관련된 책임자에 대해서도 사법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계속해 증거수집 및 관련자 소환조사 등을 병행해 한 점의 의혹도 없는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smile567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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