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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샌드위치 신세 김한길…어느 ‘길’ 로 발디딜까
기초공천 유지-포기 기로에…오늘 안철수와 회동 주목
새누리, 상향식 공천 확정으로 기초단체 공천 유지.
당내 예비후보들은 “우리만 샅바풀고 씨름하려는 건가” 반발 조짐.

새정치연합 무공천 선언으로 연일 압박, 여당 뒤따라가는 모양새도 골칫거리.
당내 중진들 “당론 약속 지키는 것이 지지 회복하는 길” 주장도 부담.

상향식 공천을 확정한 새누리당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고수하는 새정치연합(가칭) 사이, 당론대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과 선거에서 패배하는 룰에 결사반대하는 당내 목소리 사이, 모두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현재 맞닥뜨린 상황이다.

이처럼 낀 신세가 된 김 대표는 한때 공천유지로 가닥을 잡는가 싶더니 장고와 숙고를 거듭하다가 “끌려갈 수 없다”고 선언했다. 특히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오는 국면에 김 대표는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위원장으로부터의 긴급회동 제안도 수락했다. 이제 정치권의 눈과 귀는 오로지 김 대표의 입에만 집중한 상태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은 27일 오후 4시 민주당 대표실에서 만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와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 달 전 여의도 모처 식당에서 만났을 때도 주제는 같았다. 당시는 김 대표가 요청했지만 이번에는 안 위원장이 먼저 만나자고 했다. 이는 새정치연합 측에서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적대적 공생관계”라고 압박한 직후다.

일단 김 대표가 안 위원장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 자체가 아직은 무공천의 끈을 놓지 않은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민주당 당직자는 “지금으로서는 정확히 공천을 유지할지, 무공천으로 갈지 50대50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앞서 최재천 민주당 전략홍보본부장이 “기초의회ㆍ단체장 모두 공천을 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며 “이번주 중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절차만 남았다”고 말한 것을 감안하면 깜짝 반전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지난 26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의 발언도 이 같은 분위기 조성에 한몫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새누리당)가 공천을 강행하면 민주당도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집권세력의 오만과 독선 앞에 제1야당 민주당이 무조건 무기력하게 끌려갈 수는 없다”며 여당의 뒤를 밟는 수순은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복수 관계자들은 “우리도 놀랐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예상을 뛰어넘은 김 대표의 고자세에 민주당이 당론을 고수할 가능성이 한 단계 상승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안 위원장과 만나 무공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야권연대 같은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일단 이르면 28일 늦어도 이번 주말 전후로 정당공천 폐지에 대한 민주당의 최종 입장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에는 중진급 의원들의 지원사격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의원은 “공약실천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조경태 최고위원도 “약속을 지키는 것이 민주당이 지지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일부 예비후보는 벌써부터 무공천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당공천을 염두에 두고 지방선거 준비 중이었는데 여차하면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출신 한 현역 단체장은 “게임 룰은 파트너랑 같이 정해야지 혼자 무공천하겠다는 것은 샅바 풀고 혼자 씨름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홍석희ㆍ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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