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위크엔드] 일본 저출산에 대입학원도 초등ㆍ중등 입시생까지 넘봐
일본에서는 재수생을 ‘로닌(浪人)’으로 부른다. 로닌은 본래 ‘의지없이 떠돌아다니는 사무라이’를 뜻하는 말이지만 입학이나 취업이 되지 않아 재수나 삼수를 하는 수험생의 별칭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1월 일본 수능인 ‘대학입시센터시험’을 치른 ‘로닌’은 11만1914명으로, 전체 수험생(52만672명)의 20%를 넘어섰다.

그만큼 입시학원도 기업화돼 있다. 일본의 3대 입시학원으로 불리는 순가다이(駿河台)학원과 가와이주쿠(河合塾), 요요기(代代木)세미나가 대표격이다.

재수생들의 생활은 한국과 비슷하다. 매일 학원에 등원해 수업을 받지만, 방학기간에는 원하는 사람에 한해 기숙시설에 들어가기도 한다. 대입 재수 비용은 연간 80만~100만엔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재수 문화의 특이점은 중학생 ‘로닌’도 있다는 것이다. 일본 고등학교는 전국이 완전경쟁 방식으로 서열화돼 있어 명문 사립고교에 들어가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여기에 일본 특유의 ‘소(초등학교)ㆍ중ㆍ고교 일체형 교육’은 입시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 명문 사립인 게이오(慶應) 재단의 유치원이나 소학교에 입학하면 ‘내부 진학권’에 따라 같은 재단의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쉽게 들어갈 수 있다. 이를 두고 일본에서는 ‘엘리베이터 혹은 에스컬레이터 방식’ 진학으로 부른다. 일본 아이돌 그룹인 아라시(嵐 )의 사쿠라이 쇼(櫻井翔)가 게이오 계열 학교를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재수생 규모도 저출산 여파로 꾸준히 줄고 있다. 일본의 재수생은 1990년대 초 33만명에 달했으나 올해는 10만명 대로 주저앉았다.

입시학원은 대입 재수생이 줄어들자 중학생과 초등학생 입시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순가다이 학원은 오사카(大阪) 등지에서 성업 중인 하마(浜)학원과 제휴해 ‘순다이ㆍ하마학원’이라는 중학교 입시 학원 합병회사를 만들기도 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