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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재수를 하지 않고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 재수생들을 울리고 웃기는 말, 그리고 징크스
[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지난 1996년 막노동일을하면서 5수끝에 서울대 법대를 합격해 화제를 모았던 장승수(42) 씨의 합격 소감이다. 현재 모 법무법인 대표를 지내고있는 장 씨의 이 말은 당시 재수생을 비롯한 모든 수험생들에게 희망을 줬다.

누구나 노력하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장씨의 말처럼, 재수라는 인내의 시간을 보내는 수험생들을 울리고 웃긴 말과 징크스를 소개한다.

서울 서대문구 종로학원 옆 서소문공원은 일명 ‘3수공원’으로 불린다. 종로학원 바로 옆에 붙어있는 공원에서 재수생들이 한번이라도 놀면 3수를 하게 된다는 일종의 징크스 때문이다.

노량진역 앞 육교도 재수생들에게는 징크스의 공간이다. 3년 전 노랑진에서 재수 생활을 했던 정 모(24)씨는 “지하철역을 가기위해 육교를 건너는 재수생들 사이에서는 계단 두 개를 한 번에 오르면 재수 횟수가 늘어난다고 해 아무리 바빠도 계단 하나하나를 밟고 지났다”고 말했다.

재수에 관련된 격언(?)도 다양하다.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재수생 갤러리에서 회자되는 격언은 “재수를 하지 않고는 인생을 논하지말라”다. 외로움, 불안함, 희망 등 재수생활에 겪게 되는 다양한 감정들이 한층 성숙한 인생경험을 하게만든다는 의미다.

재수를 넘어 삼수, 사수에 대한 격언도 있다. “재수를 하면 인생을 알고, 삼수를 하면 철학을 알고, 사수를 하면 세상을 안다”라는 문구가 그것. 위와 마찬가지로 길어지는 재수생활에 있어서 용기를 잃지 말라는 긍정적인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와는 상반되는 말도 있다. “재수를 하면 친구와 멀어지고, 삼수를 하면 가족과 멀어지고, 사수를 하면 세상과 멀어진다”는 말이다.

한창 피 끓는 20대가 대부분인 재수생들 사이에서 연애에 관련된 말도 빠질 수 없다. “재수생끼리 연애를 하면 커플이 함께 삼수를 한다”는 말부터 “재수생 커플은 합격 후 무조건 헤어진다”는 말까지 대부분 부정적인 내용이다. 서울대를 가기 위해 3수를 했지만 매번 고려대에 합격한 것으로 유명한 연예인 성시경도 한 TV프로그램에서 “재수 도중 연애를 하면 99.9% 3수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재수학원 관계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큰 재수생들은 한 마디 말로도 용기와 좌절을 겪는다”며 “주위에서도 용기를 북돋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넨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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