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금융당국이 내달까지 동부ㆍ한진ㆍ현대 등 부실 대기업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후 2분기부터 중견기업 옥석 가리기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자구계획 이행이 지연되는 일부 부실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독려하고 나섰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동부그룹 재무담당 임원을 불러 자구계획안을 조속히 이행하라고 지도했다. 특히 동부그룹을 둘러싼 금융시장 불안이 끊이지 않은만큼 그룹이 자구계획 이행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주 금감원이 동부그룹 임원들을 불러 자구 노력을 빨리  이행하라고 주문했다”며 “동부그룹의 유동성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 선제적인 차원에서 지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3조원 규모의 자구 계획을 내놓으면서 2015년까지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대상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계열사인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항만, 동부발전당진,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동부팜한농 유휴부지 등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런 동부그룹의 의지에도 불구, 매각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그룹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최후통첩을 받은 만큼 동부메탈 등 당장 쪼개 팔 수 있는 계열사 매각에 착수해 내달까지 큰 틀의 매각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그룹은 올해 동부제철 회사채 4510억원, 동부건설 회사채 1950억원 등이 만기를 맞는다.

금감원은 또 이달 초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을 불러 자구계획안 이행을 독촉하기도 했다. 현대상선은 금감원과 유 사장과의 회동 1주일 후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사업을 1조1000억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한진해운도 지주사인 한진해운홀딩스를 신설 법인과 기존 법인으로 인적 분할한 후 지분을 교환, 최은영 회장의 경영권을 조양호 회장에게 넘기기로 한 바 있다.

한편 주채권은행이 관리하는 주채무계열 편입 대상은 지난해 30개사에서 올해 현대그룹 등 42개사로 늘어날 전망이다. 주채무계열 중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 대상이 아니라도 부실 우려가 큰 대기업은 관리대상 계열로 선정된다. 한진, 효성, 동국제강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대기업 구조조정에 전력을 다했다면 올해는  중견기업을 본격적으로 손봐야 할 상황”이라면서 “엄격한 옥석 가리기를 통해 선제적 구조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