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곤 기자]서울의 토지·주택 공급 관련 규제 수준이 동아시아 주요 대도시 중 가장 강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공공과 민간 분양 모두에 가격규제를 실시하는 나라는 한국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동아시아 대도시 주택가격 변동성의 비교·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토지·주택 공급규제종합지수는 16으로 싱가포르(11), 도쿄(8), 상하이(8), 타이베이(8), 홍콩(2) 등 동아시아 주요 대도시 6곳 중 가장 높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주택보유세와 거래세(취득세·인지세)는 6개국에서 모두 부과되고 있지만 양도소득세는 싱가포르와 홍콩을 제외한 4개국에서만 부과된다.
신규주택에 대한 가격규제는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시행하고 있으나, 공공과 민간 분양 모두에 가격규제를 적용하는 나라는 한국 뿐이다. 싱가포르에서는 공공 분양에만 신규주택 가격규제가 해당된다.
토지·주택 공급탄력성은 상하이(-0.45)와 서울(0.04)이 가장 낮았다. 싱가포르(0.37), 도쿄(0.99), 홍콩(1.1), 타이베이(1.3) 순으로 점차 높아졌다.
KDI는 동아시아 6개국 주요 도시의 주택시장 환경과 변동성을 비교·분석했는데, 서울은 두차례 주택 상승기(1987∼1991년, 2001∼2008년)에서의 연평균 상승률이 각각 7.2%, 6.8%였다.
이는 베이징(2008∼2011년)과 상하이(2008∼2011년)의 연평균 상승률이 각각 29.8%, 28.5%였던 것과 도쿄(1986∼1990년)의 상승률이 21.8%였던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KDI는 분석했다.
서울의 주택 가격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거시경제 성장률의 변화에 더 민감하게반응한다는 사실도 설명했다.
GDP 1% 변동에 따른 주택가격 변동률 평균치는 서울이 2.16%로 홍콩(0.69%), 도쿄(0.29%), 타이베이(0.33%) 등에 비해 훨씬 컸다.
KDI는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부동산시장 안정화 정책의 효과성과 필요성을 체계적으로 검토해 불필요한 규제 및 시장개입은 과감히 완화 또는 철폐할 필요가 있다”며 분양가상한제, 개발이익환수제 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국제비교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출규제가 부동산세제 및 통화정책에비해 부동산시장과 거시시장 안정화에 더욱 효과적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정책수단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국에서도 사용 가능한 다양한 정책수단의 역할분담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