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설화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욕망에 대한 기이한 이야기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임철우 작가가 연작소설집 ‘황천기담(문학동네)’을 출간했다.

이번 소설집은 저자가 장편소설 ‘이별하는 골짜기’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으로, ‘황천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수년 동안 발표한 다섯 편의 단편을 묶었다

제목에서도 파악할 수 있듯이 저자는 ‘황천’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저자는 그림자 섬 영도(影島)에 있는 한 여관을 중심으로 일제시대부터 4ㆍ3사건, 6ㆍ25 보도연맹 사건, 1980년 광주항쟁까지 한국의 근현대사를 아우르며 등장인물들의 사연을 그려냈던 ‘백년여관’, 사라져가는 간이역 별어곡을 중심으로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던 ‘이별하는 골짜기’ 등의 작품들을 통해 소설적 공간에 특별한 의미를 담아내는 데 탁월한 면모를 보여 왔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전작들과는 달리 ‘기담’이라는 제목처럼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소설집엔 명맥이 끊긴 천하의 명주 ‘칠선녀주’에 대한 이야기를 2인칭 시점으로 쫓는 ‘칠선녀주’를 비롯해, 나비를 몰고 다니는 중학교 생물 선생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나비길’, 황금에 대한 집착으로 황천읍까지 흘러들어온 남자와 그의 아내에 대한 이야기 ‘황금귀(黃金鬼)’, 가슴이 남들보다 더 달린 신체 구조를 가진 한 여자의 기묘한 이야기를 담은 ‘월녀’, ‘칠선녀주’와 짝을 이뤄 또 하나의 명주 ‘분홍주’의 탄생과정을 그린 ‘묘약’ 등 5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기이한 다섯 편의 소설은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어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저자는 “언젠가부터 내게는 소설이 갖고 있는 ‘이야기로서의 힘’이랄까 설화적 상상력의 무한한 자유로움에 대한 절실한 욕망이 자리하고 있었다”며 “내 나름으로는 그나마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소설은 바로 그런 욕망으로부터 태어난 셈이다. 모처럼 상상력의 자유로움을 한껏 누릴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새롭고 행복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123@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