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커피전문점의 이색 매장이 신(新) 명소로 뜨고 있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커피전문점들은 천편일률적인 매장에서 탈피해 차별화된 이색매장으로 활로를 찾는 중이다.
최근 이색매장으로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한옥 등 한국적 분위기를 듬뿍 담은 스타일이다.
지난달 21일 문을 연 스타벅스 경주 보문호수점은 개점 한 달만에 방문객수가 2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초기 다른 매장 오픈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드라이브 스루 매장인 보문호수점은 기와 패턴의 유려한 곡선의 디자인을 반영해 한국의 미를 살린 외관에 1층은 커피 하우스 느낌이 풍길 수 있도록 커피 기기 및 원두를 전시하는 특별 공간을 조성하고, 2층은 신발을 벗고 앉아서 쉴 수 있는 한국식 좌석 공간으로 꾸몄다. 신발을 벗고 앉아서 쉴 수 있는 좌식공간은 60여개의 스타벅스 진출 국가 중 한국에만 있다. 계단에는 황룡사 9층 석탑을 양각화한 이미지 공간도 조성했다.
이수정 경주보문호수점 점장은 “아름답고 모던한 건물 외관과 편리한 좌식공간, 수려한 호수 경관을 통해 차별화된 경험을 느낄 수 있다”며 “경주를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랜드마크로 거듭나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카페베네도 이달 울산 성안점을 한옥 매장으로 오픈했다. 이 매장 맞은편에는 울산의 진산(鎭山)이라 불리는 함월산 자락의 천년고찰 백양사가 자리잡고 있어,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릴 수 있는 고풍스럽고 단아한 멋을 살린 한옥 인테리어를 채택한 것이다.
외관에는 목조 기둥과 기와 지붕을 설치하고 돌 담벼락을 매장 하단부와 주변부에 세워 한국 전통 가옥의 느낌을 더했으며, 기역자 모양의 매장에는 실내가 훤히 들여다 보일 수 있는 넓은 대형 창을 설치, 자연광을 통해 매장의 아늑함이 느껴질 수 있도록 꾸몄다. 또 매장 곳곳에는장독대나 전통 도자기 그릇 등을 배치해 전체적인 매장 분위기를 통일했다.
앞서 경주에는 할리스커피 보불로점, 드롭탑 황남점 등이 한옥 인테리어로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다. 경주뿐만 아니라 관광지는 커피전문점들이 최근 가장 공들이는 지역이다. 해수욕장 주변에 대형매장이 속속 들어서는 것은 물론 산장과 같은 목조 인테리어로 꾸민 할리스커피 부산 달맞이고개점처럼 지역적 특성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서울 도심 속 커피전문점도 콘셉트가 다양해지는 중이다.
아티제 삼청점은 전통과 현대가 만나 다양한 멋을 내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동서양의 조화를 극대화했다. 매장 2층 천장은 1920년대 옛 목조 지붕 구조물을 그대로 보존해 은은한 멋을 살렸으며, 같은 층 외부의 테라스는 아티제 특유의 유럽풍으로 꾸미면서도 내부 좌석 일부를 한국 전통 좌식으로 꾸몄다.
또 지난해 11월 할리스커피 이태원점은 겨울 시즌 동안 옥상 야외 테라스 공간을 따뜻하고 이색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캠핑 테마를 내세웠다. 잔디 느낌의 바닥을 깔고 캠핑 테이블과 의자, 통나무 스툴 등을 배치해 도심 한가운데서 캠핑장에 온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