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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군가 조언이 필요하다면…
심영섭의 <지금, 여기, 하나뿐인 당신에게>

[북데일리] 하나의 감정만 소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의 감정이라는 건 아주 복합적이라 기쁨, 증오, 분노, 슬픔이 친구처럼 함께 한다. 문제는 가슴이 시키는 대로 감정을 소모한다고 해도 온전한 평온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럴 때 인간은 누구가의 찾아 조언을 구한다. 심영섭의 <지금, 여기, 하나뿐인 당신에게>(페이퍼스토리. 2014)은 그런 이들을 위한 책이다.

 책에서 심영섭은 우리 삶을 영화를 통해 아우른다. 왜 사랑하며 아파하는지, 수많은 감정의 본질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상처가 회복되는지 들려준다. 섣부른 판단으로 상대의 감정을 오해하고, 사회적 관습과 통념 때문에 가면을 쓰며 사는 우리네 고달픈 생을 위로한다. 누군가는 알고 있었지만 누군가는 몰랐던 감정의 실체를 확인하는 시간이다. 연애가 끝나고 나서야 반복된 상황이 계속되고 있었다는 걸 인정하는[연애의 온도]속 영이, 지나칠 정도로 타인을 의식하는[미쓰 홍당무]의 미숙에게 필요한 건 자신에 대한 사랑이라는 걸 말이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끊어버리지 못하던 감정에 대해 단호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 책이다. 물론 잊고 있었던 영화, 지나쳤던 좋은 영화를 만날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기도 했다. 영상이 아닌 글로 만나는 [색, 계],[브로크백 마운틴],[밀양],[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통해 강렬했던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린다. 특히 이청준의 소설 『벌레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밀양]이 그러했다. 분노와 상처로 점철된 생에 용서가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묻는다.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인생의 불합리한 면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 없이, 그저 용서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마음속 분노는 그대로이다. 이 경우에 용서란, 내 에너지를 쏟아부을 가치가 없는 사람에게 그동한 몰두했던 내 소중한 에너지를 거두어들이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용서는 나의 것. 인간의 논리인 인과의 법칙을 넘어서게 되면, 무엇보다도 용서의 수혜자는 이제 당신 자신이 된다. 용서는 가해자에게 혹은 가해자라고 믿었던 그에게 당신의 삶의 통제권을 이제까지 저당 잡혀왔음을 깨닫는 과정이다. 또한 자신이 누군가의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임을 깨닫는 과정이기도 하다.’ 243쪽

 우리네 일상은 끊임없는 고민이 연속이며 선택을 해야만 한다. 선택에 앞서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아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이 책이 나쁘지 않다. 자신의 삶을 점검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부제로 쓰인 말 그대로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겠지만 이제라도 알게 되어 정말 다행이구나, 싶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은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일이므로.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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