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유아용품 업계가 경쟁하듯 초보엄마 잡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결혼 적령기가 높아지면서 유아용품 시장의 중심이 구매력을 가진 30대 신혼부부를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유아용품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유아용 상품인 이유식 외에도 유아용 물티슈, 유아용 욕실용품 등 각종 유아 관련 상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속속 초보엄마를 위한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가장 먼저 초보엄마 공략에 나선 것은 매일유업이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앱솔루트 맘스쿨 이유식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초보엄마들에게 이유식의 목적과 재료선택 시 주의점 등 이론부터 조리법까지 안전한 이유식을 만드는 방법을 교육한다. 무료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지만, 매월 10회 이상 영유아 전문영양사를 직접 초빙해 강의를 진행하는 만큼 교육의 수준이 높다.
즉 보여주기식의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회사의 주력 마케팅 수단이자 고객 환원 정책의 하나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일동후디스, 남양유업등 대기업이 선점한 산양분유 시장에 뛰어들어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중소기업 아이배냇도 최근 ‘아이배냇 육아클래스’ 라는 이름의 초보엄마 무료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매월 1000여명 이상의 예비엄마와 초보엄마가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경력 10년 이상의 소아과ㆍ신생아실 출신 전문간호사들을 초빙해 산후관리 및 터울 조정법, 모유 수유와 건강 이유식, 영아 산통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
지난 2000년 매일유업이 출자해 설립한 유아용품 업체 제로투세븐은 자사의 유아용 욕실 용품 브랜드 ‘궁중비책’을 통해 지난달 ‘아기 목욕 클래스’를 진행했다.
이 외에도 유아용 물티슈를 생산하는 베베숲은 지난 20일 자사의 ‘베베숲 센시티브 물티슈’ 출시를 기념해 ‘베베숲, 굿바이아토피’라는 이름의 무료 교육프로그램을 열고 초보엄마 100명에게 유아 피부질환의 치료방법과 예방법을 전했다.
이처럼 유아용품 업계의 초보엄마 잡기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최근 결혼 적령기가 높아지면서 구매력을 갖춘 30대 초보엄마의 비중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백화점이 부산지역 자사 매장의 연령대별 구매성향을 조사한 결과, 30대의 아동상품 구매성향은 평균 6%대로 캐주얼 의류와 아웃도어 상품에 집중된 20대, 40대의 구매성향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상품을 직접 광고하기보다는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초보엄마들에게 자사 제품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브랜드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매출 증가에 긍정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매일유업이 시장 점유율을 크게 올렸는데, 업계는 그 이유를 ‘아기똥 분석 서비스’, ‘이유식 클래스’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파악하고 있다”며 “초보엄마와 예비엄마의 마음을 잡아 장기적인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업계의 흐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