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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치올림픽] 김연아 명품 연기 있게 한 ‘맞춤형 신체와 멘탈’
“김연아가 실수를 해야 경쟁자들이 이길 수 있을 것이다.”(1992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야마구치 크리스티)

이미 전세계 언론과 피겨팬들은 여왕의 대관식을 축하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듯 하다. 올림픽 2연패를 향한 피겨퀸의 ‘해피엔딩 드라마’가 마침내 시작된다.

김연아는 20일(한국시간) 오전 2시24분부터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리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다. 전체 30명의 선수 중 3조 5번째에 해당하는 17번째 순서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21일 새벽 프리스케이팅 ‘아디오스 노니노’를 연기하며 소냐 헤니(노르웨이)와 카타리나 비트(동독) 이후 역대 세번째 올림픽 2연패라는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율리야 리프니츠카야(러시아)는 마지막 5조의 첫 번째로 연기하고 밴쿠버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아사다 마오(일본)는 출전 선수 30명 가운데 가장 마지막 순서로 나선다. ‘김연아 키즈’의 선두주자인 박소연(17·신목고)은 1조 두번째, 김해진(17·과천고)은 2조 다섯 번째로 나선다.


디펜딩챔피언 김연아(24)는 이미 경기 전부터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심장 싸움’이라는 피겨스케이팅에서 김연아는 다른 선수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강한 멘탈’을 지녔다. 김연아는 18일 최종 리허설을 마친 뒤 “완벽하게 준비했다. 빨리 경기를 하고 싶다”고 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김연아는 공식연습 때마다 수백명의 국내외 취재진과 경쟁자들이 링크를 둘러싸고 지켜보는 가운데서도 담담하게 자신의 훈련에 집중했다. 반면 아사다와 리프니츠카야는 부담스러운 관심이 몰리는 소치를 벗어나 아르메니아와 모스크바에서 각각 훈련했다. 이들은 소치에 돌아와서도 시종 굳은 표정으로 긴장감을 드러냈다. 편안하고 여유로운 모습의 김연아와 대조를 이뤘다.

김연아의 강심장은 이미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입증됐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앞서 연기한 아사다가 필살기인 트리플악셀을 성공시키며 73.78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어깨 한 번 으쓱한 뒤 빙판 위로 미끄러지더니 78.50점의 역대 최고점으로 아사다의 기세를 순식간에 꺾어 버렸다. 순서가 반대로 바뀐 프리스케이팅에서도 150.06점을 찍고 종합 228.56점이라는 역대 최고 기록의 위엄을 보이며 아사다를 잔뜩 얼어붙게 만들었다. 당시 일본 언론조차 “점프 기술과 표현력, 정신력까지 모든 것을 겸비했다“고 김연아의 강심장을 극찬했다. 지난해 2년 만에 세계선수권에 복귀한 김연아가 여전히 흔들리지 않는 연기로 우승하고 아사다가 3위에 그치자 실망한 일본 팬들은 “아사다는 두부 멘탈이다. 김연아의 강한 정신력을 좀 배우라”며 극단적인 표현을 쓰기도 했다.

김연아가 타고난 또 다른 선물은 바로 피겨스케이팅에 꼭 맞는 ’맞춤형 신체‘다. 작은 머리에 가늘고 긴 팔다리는 같은 동작을 해도 더 우아해 보이고 시원시원한 느낌을 준다. 모든 피겨 선수들이 갈망하는 이상적인 몸매다.

어머니 박미희 씨는 김연아의 주니어 시절 때부터 “긴 팔다리는 아버지(김현석 씨)에게 물려받은 것이다. 피겨 선수로서 좋은 몸을 타고 나 다행이다”고 했다. AP통신은 “신체적인 우수함이 김연아의 장점 중 하나”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지희 국제빙상경기연맹 공인심판은 “작은 얼굴에 적당하게 가늘고 긴 팔과 다리를 가진 김연아는 피겨 몸의 완결판이다. 자신의 신체조건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능력까지 뛰어나 적수가 없다”고 말했다.

피겨스케이팅을 위해 태어난 듯 ‘맞춤형’ 신체와 강한 멘탈을 타고난 김연아가 또한번 아름다운 드라마로 올림픽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할지 기대된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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