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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용진의 ‘컬링 러브스토리’
다른나라 선수들 버린 장비 재활용
경기장 없어 눈치보며 훈련

2012년 세계선수권 4강 신화
‘빙판위의 우생순’ 스토리 감동
신세계 생소한 종목 불구 전격 후원

전국대회 개최 등 뒷바라지
정용진부회장 “컬링 저변확대 됐으면”


‘빙판 위의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 불리는 컬링 여자대표팀이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선전하면서 국민의 응원도 뜨겁다. 비록 4강 도전은 실패했지만 올림픽 첫 출전에 거둔 성과는 박수받아 마땅하다. 국민의 성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 누구보다 열띤 응원을 펼친 이가 있다. 바로 컬링을 후원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이다.

신세계그룹과 컬링의 인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자 컬링 대표팀은 창단 첫 해인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강신화를 달성하며 화제를 모았다. 빗자루처럼 생긴 장비 브룸을 살 경비도 넉넉지 않아 다른 나라 선수가 쓰다 버린 것을 주워왔고, 경기장이 없어 쇼트트랙 선수 사이에 끼어서 눈치를 보며 훈련했다. 


주위의 무관심과 어려운 환경 속에서 거둔 성과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값진 은메달을 딴 여자핸드볼 대표팀을 다룬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겹쳐졌다. 특히 컬링 종주국이자 2012년 대회 개최국이었던 세계 랭킹 2위 캐나다와 벌인 역전극은 ‘빙판 위의 우생순’이라는 말을 듣기에 충분했다.

정 부회장의 마음을 움직인 것도 바로 이 ‘우생순’ 스토리다. 평소 스포츠를 좋아하는 정 부회장은 컬링 대표팀의 열정과 가능성을 보고 후원을 자처했다고 한다.

당시 여자농구단을 매각한 뒤 후원 스포츠를 찾고 있던 신세계그룹과 컬링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비인기종목에다 국내에서는 이름도 생소한 종목이었지만 컬링이 향후 효자종목으로서 인기 스포츠로 성장할 가능성도 높다는 선견지명도 한몫했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2018년까지 대한컬링경기연맹 운영 지원과 전국대회 개최, 우수 팀 훈련비 등 총 100억원을 지원키로 하는 협약을 2012년 10월 맺었다. 동계올림픽의 단기간 이슈를 만들기 위한 후원이 아니라, 중장기적 계획을 통해 컬링 종목의 근본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전국 컬링대회가 대표적인 예다.

신세계그룹은 대한컬링경기연맹과 지난해 10월 4일부터 9일까지 6일간 경북 의성 컬링 전용경기장에서 ‘2013 제1회 신세계-이마트 전국 컬링대회’를 개최했다. 


동계올림픽에서 컬링 경기의 관심을 높이고 선수들의 실전 경험 확대와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자 진행된 것. 신세계는 이 대회 남녀 대학과 일반부에서 3위 이상 입상한 팀에 최고 5000만원의 훈련비를 지원한다.

당시 정 부회장은 “컬링 경기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고 좋아하는 인기 스포츠로 자리잡기를 희망한다”며 “컬링의 저변이 확대되고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컬링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예상치 못한 홍보효과를 누리고 있다. 컬링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준비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지만, 컬링팀의 선전을 보는 흐뭇한 심정은 자식 뒷바라지에 성공한 부모의 심정이나 다름없다.

한편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7일부터 16일까지 전점에서(단, 마산점은 14~16일) 미니 컬링 경기장을 설치해 고객들이 컬링 경기를 실제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또 지난 1월 29일까지 신세계백화점 애플리케이션 내의 컬링 게임을 통해 사은품에 응모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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