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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신도 곡할 ‘찜질방 스마트폰 도난사건’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토요일이었던 지난 15일 밤 대학교 친구와 함께 경기도의 한 찜질방을 찾은 회사원 A(37ㆍ여) 씨는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휴게실에서 먼저 잠든 친구 옆에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던 A 씨는 새벽 3시쯤까지 SNS에 글을 올렸고, 친구와 자신 사이에 스마트폰을 숨겨 두고 손에 꼭 쥔 채 잠이 들었다.

그러나 아침 8시쯤 일어난 A 씨는 스마트폰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걸 알게 됐다. 찜질방 사무실에서 CCTV를 확인했지만, 새벽 4시30분께 여성 2~3명이 주위에 서성이다 사라지는 모습이 보였을 뿐 화질이 좋지 않아 훔쳐가는 모습조차 잘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날 이곳에선 손님 3명이 스마트폰을 분실했다.

현대인들의 도심 속 쉼터 역할을 하는 톡톡히 하는 찜질방이 ‘스마트폰 무덤’으로 전락하고 있다. 일부 찜질방에서는 스마트폰 절도를 막기 위해 스마트폰과 손님의 손목에 투명한 낚시줄을 묶게 하는 등의 아이디어까지 내놓고 있지만, 스마트폰 절도범들은 여전히 찜질방을 주요 무대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찜질방에서 스마트폰 절도는 끊이지 않는다. 지난 17일에는 전북 전주완산경찰서가 찜질방에서 스마트폰을 훔친 B(23) 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붙잡아 구속영장 신청하고 C(18) 군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전주 일대의 찜질방 다섯 곳에서 이용객들이 충전하거나 옆에 놓아둔 스마트폰 9대(약 900만원)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 찜질방에서 벌어지는 스마트폰 절도 범죄 건수는 택시 등 다른 장소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지난해 초 약 3개월 동안 스마트폰 관련 절도 사건을 분석한 결과, 찜질방이 19.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식당, 상가가 9.2%, PC방이 7.8%, 택시가 7.0%였다. 역시 지난해 경기도 성남시 분당 지역에서 발생한 스마트폰 절도사건의 54%가 찜질방에서 발생했다는 분당경찰서 조사 결과도 있다.

한편 지난해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경찰에 접수된 휴대전화 분실신고는 63만5513건이었다. 분실신고 건수는 2010년에는 6만2310건이었다. 2년만에 무려 10배 정도 증가한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찜질방 이용객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는 데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는 순간 범죄의 표적이 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plato@heraldcorp.com


스마트폰 범죄 종합대책 시행 결과

범행장소 비중(%)

길거리 22.80

찜질방 19.90

식당 및 상가 9.20

PC방 7.80

택시 7.00

※기간: 2012.12.20~2013.3.4

자료: 서울지방경찰청


휴대전화 분실신고

년도 건수

2010년 6만2310건

2011년 33만3923건

2012년 63만5513건

자료: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 국감자료(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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