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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셰일혁명으로 길어진 글로벌 원유 수송로…선박ㆍ해운업계 ‘희소식‘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미국에서 시작된 셰일혁명이 전 세계 원유 수송 지도까지 바꿔놓고 있다. 미국이 자국 내 원유 생산량 증가로 수입을 줄인 대신 아시아 국가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유 수송거리가 전체적으로 길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운임료 상승으로 직접적 혜택을 보게 된 해운업체들은 물론 선박 제조기업까지 덩달아 이득을 보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미국이 에너지 붐으로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아시아 국가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빠르게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며 “(미국보다)멀리 떨어진 아시아에 원유를 수출하게 된 중남미 지역과 서아프리카 국가들에겐 희소식”이라고 전했다.

선박금융 전문은행 DNB뱅크에 따르면 원유 210만배럴을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경우 지난해 평균 항해 거리가 7500해리에 달해 2010년에 비해 9%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의 원유 수입이 줄어든 대신 중남미와 서아프리카 산유국에서 멀리 떨어져 위치한 아시아 국가들의 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페테르 하우겐사이드 DNB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서아프리카에서 출발하는 원유 수송로가 주원인”이라면서 “서아프리카에서 미국까지 가는 것보다 중국까지 가는 거리가 3배는 더 길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0월 월간 수입량을 기준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 됐다. 더 나아가 중국은 올해 하루 660만배럴을 수입해 연간 원유 수입량에 있어서도 미국(550만배럴)을 압도하는 세계 최대 순수입국에 올라설 전망이다.

특히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중동 국가에서 수입하는 원유량이 지난해 정체 또는 감소한 반면, 콩고민주공화국(DRC) 등 서아프리카 국가에서 수입한 원유량은 3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9월에는 중남미 산유국으로부터의 수입량도 2011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나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평균 운송거리가 길어지면서 관련 업계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화물 운임료를 올려 받을 수 있는 수송업체는 물론 원유운반선 주문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선박 제조기업도 마찬가지다.

해상 정보업체인 IHS매리타임의 로버트 윌밍턴 매니저는 “지난 6개월 간 대형 유조선의 운임료가 이미 10% 올랐다”면서 “운임료 인상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에 빠졌던 선박업계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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