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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 안보 불안에 불 붙는 무인기 시장 경쟁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최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 등으로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정세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 군수업체들이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무인기 판매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역내 긴장 고조로 안보 불안을 느끼는 국가들에 최소 수십만달러를 호가하는 무인기를 판매해 ‘어부지리’를 얻겠다는 복안이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이스라엘, 호주, 오스트리아 등 선진국 군수기업들이 11일 문을 연 ‘싱가포르 국제 에어쇼’를 통해 아태지역에서 군수용ㆍ민간용 무인기(UAV)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움직임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둘러싼 마찰이 계속되고 있는 남중국해 주변 국가들과 해적 행위와 테러 공격이 끊이지 않는 동남아권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무인기의 가격은 기종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최소 수십만달러에 팔리며, 최고급 무인 항공 시스템이 탑재됐을 경우 2000만달러를 웃돌 수 있다는 점에서 군수 시장의 ‘꽃’으로 불린다.

그런데 최근 아태지역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이 지역 무인기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미국은 이번 에어쇼에 무려 173개 업체를 참가시키고 군수용과 민수용으로 사용되는 다양한 무인기를 출품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20개의 업체가 참여한 중국도 자체 제작 무인기 ‘잉룽(翼龍)’을 선보이며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스라엘도 ‘이스라엘 항공산업(IAI)’과 ‘엘비트 시스템(ES)’ 등 방산업체 2곳이 참여하며 무인기 판매전에 가세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국영 군수업체인 IMI사의 마케팅 홍보 담당자인 댄 제비는 “중국과의 도서 영유권 분쟁, 해적 사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도발 등 골치 아픈 문제가 모두 아태 지역에서 벌어지는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종래의 문제와 성격이 다른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능력”이 군수업체들이 무인기 판촉에 총력을 기울이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무인기는 분쟁 도서 주위에 대한 해군 함정들의 움직임과 지상 및 해상 경계선 관측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유전과 천연가스 지대 및 파이프라인 같은 중요한 천연자원이나 인프라에 대한 경계도 가능해 활용범위가 넓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산불 탐지와 자연재해 대처 등 민간 업무에도 사용할 수 있다.

대표적 무인기 모델인 ‘MQ-1 프레데터(Predator)’ 제작사인 ‘제너널 아토믹스’ 소속 더글러스 도손은 “남중국해상의 난사군도(南沙群島)(베트남명 쯔엉사군도)를 둘러싼 분쟁, 해적 사건, 대테러 작전, 불법적인 벌채와 어족 자원 포획 등을 고려할 때 이 지역에 무인기 시장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무인기 외에도 항공기 성능 개량 부문도 유망시장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말 한국 공군이 보유한 KF-16 전투기 134대의 개량작업을 맡은 영국 방산업체 BAE 시스템스의 브라이언 크라우스 항공사업개발부장은 이에 대해 “한국, 인도네시아 및 싱가포르처럼 F-16 의존도가 높은 아태 국가들도 기존 항공기에 대한 성능개량 작업에 관심이 많아 이 분야가 유망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11일부터 16일까지 총 6일 간 치러진 싱가포르 에어쇼에서 모두 320억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루어졌다고 행사 조직위원회는 밝혔다. 특히 15∼16일 이틀 동안 8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원이 행사를 찾아 무인기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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