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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리빙 푸드] 녹두; 디톡스 대혁명
플라보노이드·비텍신 등 겉부터 속까지 ‘해독 결정체’
황진이도 반한 피부미용식품…아토피에도 효과적


디톡스(Detoxㆍ해독)가 각광받는 시대다.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 이슈는 날로 늘어가고 매일 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몸속에 독소는 쌓여만 가고, 온갖 스트레스로 인한 마음의 독까지 더해진다. 이에 독을 푼다는 디톡스가 현대인의 화두가 된 것은 당연지사. 디톡스 효과를 내건 상품들이 앞다퉈 선보이고 있지만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녹두만큼 디톡스에 좋은 식품도 없다. 아침에 먹은 녹두죽 한 그릇이면 이미 내 몸속의 디톡스는 진행 중이다.

▶활성산소 잡는 녹두 껍질=녹두가 해독음식으로서 주목받은 것은 수백년 전부터다. 고서 곳곳에서 녹두의 효능을 찾아볼 수 있으며 녹두죽, 빈대떡, 녹두나물 등 녹두를 활용한 요리의 역사도 그만큼 깊다.

허준의 ‘동의보감’에서 녹두는 일절의 독과 주독(酒毒)을 해독하고 번열(煩熱ㆍ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나는 증상)과 피부병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적혀 있다. 또 열을 내리고 종기를 가라앉히며 갈증을 그치게 하며 오장(五臟)을 조화롭게 하여 정신을 편안하게 하고 십이경맥을 운행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에 녹두를 베갯속에 넣고 자면 눈이 밝고 두통을 다스린다고 전해진다.

조선시대에 나온 한국 최초의 식이요법서 ‘식료본초’ 역시 녹두가 원기를 보하는 데 좋고 오장(五臟)을 조화롭게 하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풍을 다스리며 피부를 아름답게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본초강목’에서는 해독 작용이 강하고 기운을 만드는 녹두는 오래 먹어도 해가 없다고 전한다.

그렇다면 녹두의 어떤 성분이 해독작용을 하는 것일까.

녹두는 전분이 54.9%를 차지하고 단백질 21.2%, 지방 1% 정도 들어있는데 항산화 효능을 지닌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높다. 특히 녹두는 껍질을 까서 유통되는 경우도 많은데 녹두 껍질에는 항산화 효과가 탁월한 비텍신(Vitexin)과 이소비텍신(Isovitexin) 이 분포돼 있어 껍질까지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녹두에는 해독 과정을 돕는 아미노산으로 시스테인, 글리신, 아스파르트산, 알라닌, 아르기닌 등이다.

녹두의 해독작용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한방에서는 일부 질환의 처방 시에 녹두 음식을 금지하기도 한다. 녹두가 한약의 작용까지도 중화시키기 때문으로 ‘한약과 녹두는 상극’이라는 고정관념이 생겼을 정도다. 술을 마신 다음날 숙취 해소에도 녹두의 해독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녹두는 몸을 차게 하기 때문에 냉증이 있거나 혈압이 낮은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녹두로 피부미인 돼 볼까=최근 인터넷에는 ‘이은 녹두죽’이라는 인기 검색어가 올라왔다. 아토피가 있는 세 자녀들을 위해 가수 출신 이은 씨가 직접 녹두죽을 만들어 먹인다는 내용이 한 TV프로그램에 나오면서 화제가 된 것. 일반인의 30배가 넘는 아토피 수치를 가진 아이를 위해 엄마가 선택한 이 치료법은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나와 아토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주목받았다. 아토피에 좋은 민간요법으로 녹두의 효능이 새삼 널리 알려진 사례다. 피부미용에 좋은 녹두는 고전 미인들이 미용재료로 애용해온 식품이기도 하다.

옛 여인들은 세정제로 녹두, 콩, 팥을 갈아서 사용했는데, 특히 미세한 거품을 내는 녹두의 사포닌 성분이 묵은 때와 잡티를 제거해주는 데 효과적이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절세가인 황진이도 녹두로 꾸준히 피부를 관리했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신라시대부터 녹두를 생산해 왔고, 민간에서 피부 미용재료로 오랫동안 사용해온 만큼 그 효과가 입증되었다고 할 수 있다.

원영호 하늘마음한의원 강동점 대표원장은 “녹두는 피부 청정, 해독작용, 색소질환 개선, 영양공급 및 피부미백에 탁월한 효능이 있으며 피부에 자극을 거의 주지 않고, 열을 내려주는 성질이 있어 민감성 피부에도 효과적”이라며 “녹두 가루를 물에 섞어 세안하면 피부 염증이나 유해균 제거가 가능해 피부질환이 있는 이들에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에 녹두 성분을 이용한 화장품이나 비누까지 출시돼 있다. 피부에 자극이 적은 자연주의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천연식품을 이용한 화장품은 꾸준히 느는 추세다.

가정에서 녹두로 피부관리를 하려면 시중에 나와있는 녹두팩을 간편하게 이용해도 좋고, 녹두가루와 우유 등을 적절히 섞은 다음 걸쭉해진 팩을 얼굴에 골고루 펴바르는 천역팩을 직접 만들어서 쓰는 것도 좋다.

한편 녹두를 구입할 때는 껍질에 광택이 나지 않고 거칠며 낟알이 짙은 녹색이 좋다. 약으로 사용 시에는 껍질을 벗겨 사용하고 녹색의 동그랗고 작은 것이 좋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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