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반격이 거세다. 지난 해 누적 영업손실 1조원을 돌파하는 ‘오명’을 뒤로하고 올 해 들어 약 3조원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지난 해 해외 수주의 87%에 달하는 규모다.

작년 4분기 흑자전환을 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삼성엔지니어링은 앞으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아프리카 알제리에서 8억 달러 규모의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17일 공시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티미문 합작법인(GTIM)과 지난 16일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8억 달러(한화 약 8400억원)규모의 ‘티미문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티미문 합작법인은 알제리 최대 국영석유업체인 ‘소나트락’(51%), 프랑스 정유업체 ‘토탈’(37.75%), 스페인 석유기업 ‘셉사’(11.25%)로 구성된 합작회사다.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지난 16일 열린 계약식에서 박중흠(사진 왼쪽) 삼성엔지니어링 사장과 압델하미드 제르귄 소나트락 회장이 계약식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삼성엔지니어링］

이 프로젝트는 알제리 사하라 사막에 위치한 티미문 지역의 천연가스전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하루에 1억7700만 입방피트(177 MMSCFD)의 가스를 생산하는 중앙가스처리시설(CPF)과 가스를 수집ㆍ이송하는 파이프라인 설비 등을 건설하게 된다. 설계, 조달, 시공, 시운전 과정을 턴키(Turn Key) 방식으로 수행하며 2017년 4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이번 입찰에는 유럽과 일본 등 선진 업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발주사가 요구하는 기준을 통과해 입찰에 참가했으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 2009년 소나트락으로부터 26억 달러 규모의 스킥다(Skikda) 정유 플랜트를 수주한 경험이 유리하게 작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소나트락과 토탈은 경험, 품질, 기술력을 고루 중시한다. 다년간 축적된 경험과 높은 기술력으로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2일에도 해외 업체들과 ‘조인트벤처’을 구성해 38억 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정유 플랜트 수주에 성공했다. 이중 삼성엔지니어링의 몫은 16억 달러 정도다. 지난 1월에는 칠레에서 4억 달러 규모의 발전 플랜트를 수주했다.

이로써 삼성엔지니어링은 2월 현재 28억 달러, 한화 기준 약 2조9682억원에 달하는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해외건설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해 삼성엔지니어링이 달성한 전체 해외 수주 실적은 31억7000만달러다. 두 달 만에 작년 전체 수주에 87%에 달하는 실적을 달성한 셈이다.

지난 해 누적 영업손실이 1조원을 넘어서며 그룹의 강도높은 경영진단까지 받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일단 좋은 출발을 하는 모양새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 272억원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데 이어 잇딴 대규모 수주로 본격적인 수익성 강화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티미문 프로젝트는 사하라 사막에 인류 행복을 위한 가스전을 개발하는 거대한 도전”이라며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달성한 수많은 프로젝트에서 입증된 우수한 안전관리 능력을 적용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올 해 수주 목표는 지난 해보다 43% 늘어난 9조원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내실경영을 통한 경영정상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수익성 중심의 수주전략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전사 사업수행 역량을 제고하고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등 체질개선을 통해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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