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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광장 > 청년에게 고(告)함:세상은 넓어졌고 수명도 길어졌다
권대봉 고려대 교수

2월은 졸업시즌이다. 교문을 나와 사회에 진출하면 본격적으로 자기 인생을 만들어야 한다. 졸업을 앞두고 일자리를 얻은 청년이 있는가 하면, 아직 그렇지 못한 청년이 있다. 또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고 사회로 나간 ‘잊혀진 청년’도 있다.

원하는 일자리를 찾은 청년은 희망에 차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 일자리가 없거나 졸업장이 없다고 해서 서둘러 절망할 필요는 없다. FTA 확대로 일할 세상은 넓어졌고, 인생 100세 시대가 열려 수명도 길어졌으며, 평생직업교육으로 패자부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 인생은 내가 연다는 뜻을 세우고 실천한다면 원하는 일자리는 반드시 구할 수 있다. 구할 수 없다면 만들 수 있는 것이 일자리이다.

자기의 인생은 자기가 만든다는 교훈은 조선왕조의 태조 이성계 대왕이 창업 전에 봤다는 파자점(破字占) 일화에도 담겨있다. 그가 파자점을 보러 가서 문(問)자를 골랐다. “오른쪽도 임금 군, 왼쪽도 임금 군이니 필시 군왕의 상이다(右君左君 必是 君王之相也)”라는 해석을 들었다. 역성혁명을 암시하는 해석을 얻은지라 미심쩍기 그지없었다. 그는 걸인에게 좋은 옷을 입혀서 보내 똑 같이 문(問)자를 골라 해석을 듣고 오라고 하였다. 걸인은 “문 앞에 입이 매달려있으니 필시 걸인의 상이다 (門前縣口 必是 乞人之相也)”라는 해석을 갖고 왔다.

금곡(金谷)선생은 이 일화를 들려주면서, “마음이 가는 바가 곧 의지(心之所之謂之志)”라고 하였다. 자기의 의지가 얼굴에 나타나므로 사회생활을 할 때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가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마음 씀씀이에 따라 뜻이 달라질 수 있고, 뜻을 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얼굴빛이 달라지며, 얼굴빛에 따라 인생의 향방이 결정된다는 메시지는 매우 교훈적이다. 청년들이 강한 의지를 가져야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직도 작은 기업은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작은 기업에 들어가 작은 기업을 큰 기업으로 만드는 일에 젊음을 걸어 보는 것도 큰 뜻을 세우는 일이다. 누구든지 뜻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도전해봐야 한다. 설령 지금은 마음에 차지 않더라도 인생 만들기의 귀한 밑거름이 된다.

일할 세상이 넓어졌다. 국내에 원하는 일자리가 없다면 해외의 일자리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 세계 각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교포들을 보면 미래가 보인다. 필자도 한국뿐만 아니라 요르단, 홍콩, 미국 등에서 외국인들과 더불어 수년간 일한 경험이 있다. 지금도 국제기구 컨설턴트로서 외국 공무원과 기업인을 두루 만난다.

그들이 “한국이 하면 우리도 할 수 있다. 한국이 발전한 원동력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20대 청년시절에 뜨거운 중동 건설현장에서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일한 경험을 이야기해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외국근무는 힘들 수 있지만 국제적 역량을 함양할 수 있어서 좋다.

오늘날의 청년은 기성세대의 젊은 시절보다 훨씬 더 나은 해외 취업 여건을 갖고 있다. 세계적으로 한류 바람이 일고 있고, 해외 한상(韓商)들의 네트워크도 그 어느 때보다도 탄탄하다. 해외인턴이나 해외봉사 기회도 정부가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청년이 어떤 마음으로 어떤 뜻을 세우느냐에 달렸다.

일할 수명도 길어졌다. 인생 백세 시대를 맞아 모든 청년이 각자 뜻을 세워 사회인으로서 존재가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시스템적으로 격려해줄 필요가 있다. 학업을 마친 청년뿐만 아니라,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고 사회에 나간 ‘잊혀진 청년’도 함께 뜻있는 인생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평생교육시스템과 안전사회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해야 할 때이다. 또 ‘잊혀진 청년’의 숫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학교교육에서 체계적으로 진로지도를 실시하고 과잉교육을 줄일 수 있는 ‘先취업·後진학’ 정책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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