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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희PD, “콘텐츠 전문가가 방송사CEO 할 때가 됐다”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MBC 신임사장 공모에 예능PD인 김영희(54) 예능본부 특임국장이 지원해 의아함과 신선함을 동시에 주고 있다.

‘나는 가수다‘ ‘양심냉장고' 등을 만든 김영희 PD의 사장 도전은 지금까지 방송사 사장에 기자 출신들이 많았고, 교양쪽 PD 출신 사장은 최창봉(MBC), 길환영(현 KBS 사장) 등 가끔 있었지만 예능PD 출신은 없었기 때문에 의아하게 느껴지는 것이지, 시점상으로는 콘텐츠 시대에 콘텐츠 전문가로서의 예능PD가 방송국 사장을 하는 게 이상한 건 아니다.

김 PD 역시 지금의 방송사 사장은 왜 PD가 해야되는지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는 “건전한 여론을 형성하는 언론사로서의 방송사 CEO라면 기자 출신이 마땅하겠지만, 소비자들의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는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대기업이라는 측면에서 기자 출신 CEO는 전근대적이다”면서 “정확한 보도를 통해 여론을 형성하는 기자 역할이 전근대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종합미디어 그룹으로 성장한 방송사를 여전히 보도 회사, 언론사 중심으로만 인식하는 것이 시대적 요구와 맞지 않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사는 이제 언론사라기보다는 보도 기능을 포함하는 종합미디어 기업이며, 기업으로서의 생존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기다. 김 PD는 ”유료 콘텐츠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장르는 예능프로그램이고, 그 다음이 드라마이며 교양, 다큐는 점유율이 미미하다”면서 “예능 PD는 시청자를 웃기고 울리는 과정에서 시청자가 뭘 원하는지 가장 감각적으로 잘 아는 PD이며, 방송사 콘텐츠 수입을 책임지는 중요한 인적 요소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외국의 방송사의 CEO도 PD 출신들이 많고 아사히 TV는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아사히 맥주 사장을 CEO로 임명한 사례도 있다. 미국의 ABC NBC FOX TV 등에도 PD 출신이 사장을 한 적이 있다.

김영희 PD는 ‘콘텐츠’ 시대에 특히 ‘포맷’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나가수‘ ‘아빠 어디가’의 플라잉피디(Flying PD)로 중국을 거의 20차례나 방문하며 포맷 수출과 부가가치 생산, 문화교류에 대한 아이디어와 감각을 터득하면서 얻은 결론이다. 그는 포맷 수출과 자문, 연출로 수조원대의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중국시장을 방송사가 관심을 보여야 할 미래의 큰 가능성으로 보고있다.

‘나가수‘ ‘무한도전’ ‘히든싱어‘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포맷을 성공시킨 PD는 하나의 프랜차이즈 비즈니스를 성공시킨 것이며, 하나의 프랜차이즈 CEO와도 같다. 이런 부문별 CEO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있는지가 방송사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PD는 “예능프로그램은 성공하면 세계 어느 방송사에도 ‘포맷판매’를 통해 무한 판매가 가능하고 이때 받는 로열티는 추가 원가 없이 만들어내는 순 부가수익이다”면서 “그뿐 아니라 포맷을 판매하여 해외 현지에서 프로그램 제작을 지원, 지도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문화적 교류 관계는 대한민국의 보이지 않는 힘이며 글로벌 리더십이기도 하다. 가장 효율적인 창조경제다”고 말하고 있다.

김영희 PD는 지상파 방송사를 단순 언론사 이상의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인식하고 그에 맞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MBC 사장 공모에는 김영희 MBC 예능본부 특임국장 외에도 김종국 현 MBC 사장, 이진숙 MBC 워싱턴지사장, 최명길 전 MBC 유럽지사장, 황희만 전 MBC 부사장 등 10여명이 지원서를 제출했으며, 방송문화진흥회는 오는 17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지원자들의 경영계획서를 토대로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한 뒤 21일 면접과 이사회 투표를 거쳐 차기 사장 내정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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