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활기 찾은 주택시장‘ 明과 暗’
독산동 롯데캐슬 첫날 청약결과 1.69대 1 주택 매수심리 회복·규제완화 영향 실수요자 몰려 분양시장 활기 부산 ‘사직역 삼정…’ 50대 1 과열조짐도
주택시장에 거래가 살아나면서 집값 바닥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분양시장에서도 훈풍이 불고 있다. 설연휴 이후 분양한 주요 아파트 단지 마다 대거 인파가 몰리고 청약 성적도 예상을 뛰어 넘는 성공을 거두는 등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1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13일 올 첫 번째 서울 대단지 분양 아파트인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의 첫날 청약 결과, 1497가구(특별분양 제외) 모집에 2524명 청약해 평균 1.6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체 15개 주택형 가운데 6개가 1순위로 청약을 마감했다.
전용 59㎡A형은 135가구 모집에 727명이 접수해 5.39대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육군 도하부대 이전 부지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당초 3.3㎡당 분양가를 1488만원으로 책정했으나 분양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1300만원 중반대로 낮췄음에도 고분양가 논란이 계속됐다. 금천구 아파트 평균 시세가 3.3㎡당 1215만원 수준에 머물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인근에서 분양한 새 아파트가 3.3㎡당 1200만원대에 공급했음에도 입주후 2년여 간 미분양을 해소하지 못해 우려감이 컸다.
하지만 견본주택을 열면서 우려는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견본주택을 연 첫날인 7일엔 300m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말동안 견본주택에 다녀간 사람만 5만5000명이 넘었다.
손승익 롯데캐슬 골드파크 분양소장은 “주중에도 하루 평균 5000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등 고객들의 관심이 뜨겁다”며 “전셋값 상승으로 매매 수요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와 맞물려 실수요자들이 대거 청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선 12일 부산 동래구에서 청약접수를 진행한 ‘사직역 삼정 그린코아 더 베스트’ 청약은 과열 조짐까지 보였다. 232가구 모집에 1만1680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50.3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두 마감됐다. 43가구를 모집한 84㎡B형에는 무려 6275명이 청약해 145.9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택시장이 회복분위기인데다 당장 서울 강남, 위례신도시, 동탄2신도시 등에서 유망 물량이 대거 분양을 앞두고 있어 분양시장의 활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당장 14일 위례신도시 학암동(하남권역) ‘엠코타운 센트로엘’(전용면적 95, 98㎡, 673가구)이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을 시작하고,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6차를 재건축 한 ‘역삼자이’(전용면적 59~114㎡, 408가구)와 논현동 경복아파트를 재건축한 ‘e편한세상 논현경복’(전용면적 84~113㎡, 368가구)도 봄분양을 준비중이다. 동탄2신도시에서는 ‘반도 유보라 아이비파크 3.0’ (전용면적 59∼84㎡ 1135가구)이 분양 대기하고 있다.
올해부터 완화된 청약제도도 분양시장 활기에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민법상 성년 나이가 만 19세로 낮아지면서 주택에 청약할 수 있는 연령이 만 19세로 낮아져 수요층이 넓어졌다. 중대형 민영주택은 청약가점제를 폐지하고, 유주택자의 1순위 청약 제한도 풀어 유망 물량에는 사람들이 더 몰릴 가능성이 커졌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최근 주택매수심리가 회복되고 있고 규제완화로 수요층이 넓어졌다”며 “적정한 분양가만 책정한다면 강남권, 위례신도시, 세종시 등 유망지역 새 아파트엔 사람들이 대거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