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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올해부터 아프리카 분쟁광물 사용 전면 금지”
애플이 콩고공화국 등 아프리카 분쟁지역에서 노동자 인권을 착취하며 채굴된 탄탈륨, 주석, 텅스텐, 금 등 ‘분쟁광물’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13일(현지시간) 발간한 ‘공급자 책임 보고서’를 통해서다.

오는 5월 ‘분쟁광물’ 규제 시행을 앞두고 선제적인 선언을 한 것이다.

미국에선 지난 2010년 분쟁광물 규제를 포함한 ‘도드-프랭크 금융규제개혁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뒤 오는 5월부터 모든 상장사가 광물 생산지를 밝힌 보고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는 미국으로 전자제품 부품 등을 수출하는 국내 제조사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

탄탈륨은 반도체와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 등 전자제품의 캐패시터(축전지)와 레지스터(저항기) 부품에 쓰이며, 전세계 생산의 상당 부분이 콩고와 인근지역에서 이뤄진다. 콩고 반군이 탄탈륨 채굴에 어린이를 강제동원하는 등 노동자 권리 침해가 국제사회에서 문제시돼 왔다.

애플의 제프 윌리암스 선임 부사장은 ‘공급자 책임 보고서’를 발간한 뒤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이 분쟁광물을 전혀 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첫달”이라며 공급망이 ‘분쟁없는 제련소 프로그램(CFSP; Conflict-Free Smelter Program)’을 따르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CFSP는 HP, 애플, IBM, 소니, 델 등을 회원사로 둔 전자산업시민연대(EICC)가 추진하고 있는 캠페인이다.

윌리암스 선임 부사장은 “애플이 ‘분쟁없는’ 광물을 쓰는 가장 빠른 방법은 검증된 몇개 제련소하고만 거래하는 것이지만, 그렇게 한다면 그 지역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상당히 많은 공급망이 ‘분쟁없는’ 것으로 판정받도록 해서 실제 변화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애플은 2012년 감사보고서에서 자사 공급망 11곳 중 15세 미만 아동 착취 사례가 100건 보고됐고, 지난해에는 8개 지역에서 12건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애플은 또 이번 ‘공급자 책임 보고서’에서 ‘최대 근무시간 60시간’의 규제를 준수한 공급자가 2012년 전체의 92%에서 지난해 95%로 늘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18개 공급자의 28만여명이 애플이 제공한 무료교육프로그램에 참여했고, 공급망의 근로자 중 총 150만명이 노동 권리 교육을 받았다고 적었다. 애플은 2007년에 중국의 애플 부품 제조사 팍스콘의 열악한 근로 환경이 언론에 보도된 뒤 2년전서부터 매년 공급자 목록과 함께 공급자 책임을 적시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앞서 반도체기업 인텔은 지난달 처음으로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조에 ‘분쟁없는’ 광물을 쓰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인텔과 HP, 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이 애플과 유사한 협력사 책임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분쟁광물 이란=콩고공화국 등 아프리카 분쟁지역 10개국에서 생산되는 탄탈륨, 주석, 텅스텐, 금 등 4개 광물을 일컫는다. 게릴라나 반군은 광물을 주요 자금줄로 활용하고 있으며, 채굴 과정에서 인권을 침해해 국제사회가 규제에 나서고 있다. 오는 5월부터 미국에선 증시에 상장된 기업은 광물의 생산지를 밝힌 보고서를 매년 공시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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